오르테가 정권, 언론·시민단체·대학·교계 등 비판세력에 '철권'
니카라과 정부, '대법관 비판' 변호사 자격 정지…정치범 낙인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하면 가차없이 철권을 휘두르는 니카라과 정부가 친정부 성향의 판사를 비판한 변호사의 자격을 정지했다.

24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일간지 라프렌사와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니카라과 대법원은 23일부로 호세 마누엘 우르비나 라라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했다.

대법원은 그 이유로 '수임료 비리'와 '각종 재판에서 변호인으로서의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다니엘 오르테가 정권하에서 반정부 목소리를 냈다는 등의 이유로 법조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 27번째 변호사라고 라프렌사는 전했다.

우르비나 라라는 2012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마약 밀매 및 여러 건의 범죄로 징역형을 받은 니카라과 사업가가 대법관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대법관이 거액의 보석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후 정권의 표적이 된 그는 2021년 1월 자신의 차량에 타고 있던 한 남성이 급습당해 사망한 사건에 연루되면서 현재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그는 정치범 명단에도 올라 있다고 인포바에는 보도했다.

라프렌사는 대법원의 이번 조처가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정부 기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자신의 정책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탄압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는 뜻이다.

지난해 1월 통산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 오르테가 대통령은 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과 함께, 정적과 정권 비판적 인사들을 투옥하거나 국적을 박탈해 외국 망명길에 오르도록 내쫓고 있다.

1926년에 창간한 라프렌사의 자산 몰수, 비정부기구(NGO) 1천여곳 폐쇄, 가톨릭계 시설과 대학 강제 운영 중단, 92년 역사의 적십자사 해산 등 오르테가 정권은 자신들의 눈밖에 났다 하면 전방위로 철권을 휘두르고 있다.

최근에는 마타갈파 교구장인 롤란도 알바레스 주교를 투옥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오르테가 정권의 입맛에 맞춰 정치범을 대거 추방하는 데 관여한 니카라과 법관 3명을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