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새 기가팩토리 위치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지역 공급망이 큰 곳에 건설하겠다고 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이어 연간 100만~1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는 아시아 제2 공장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과도한 중국 의존 리스크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테슬라 매출의 30%, 수익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테슬라가 이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테슬라의 아시아 제2 공장 주요 후보국은 한국,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등이다. 이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유치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중에 머스크를 약 40분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은 기가팩토리를 운영하는 데 최고의 효율성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며 투자를 요청했다. 머스크도 “한국이 최우선 후보 국가 중 하나”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작년 11월 화상 면담을 하기도 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화상 인터뷰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WSJ
지난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화상 인터뷰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WSJ
인도네시아 역시 유력 후보다. 작년 5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미국 텍사스 스페이스X 발사장까지 찾아가 머스크를 직접 만났다. 머스크는 작년 11월 발리에서 열린 ‘B20 서밋’에서 화상 연설을 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인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진행자는 머스크에게 “새 기가팩토리 후보지로 인도가 흥미로운가”라고 물었다. 이에 머스크는 “물론이다”고 답했다. 테슬라 대표단은 최근 인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직접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수입차 관세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논의가 멈춰있는 상황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가팩토리 후보로서 한국의 강점은 강력한 2차전지 및 부품사 공급망”이라면서도 “다른 후보국들에 비해 내수시장 규모가 작은 게 불리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가 꼽은 ‘지역 공급망이 큰 지역’ 조건엔 한국이 유리한 셈이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텍사스 오스틴,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네바다 스파크스,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 등에 기가팩토리를 운영 중이다. 지난 3월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에 새 기가팩토리 건설을 발표했다. 머스크는 작년 주주총회에서 “2030년까지 10~12개의 신규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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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