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퀸 클레오파트라' 스틸
/사진=넷플릭스 '퀸 클레오파트라' 스틸
넷플릭스 '퀸 클레오파트라'가 클레오파트라 흑인 재연 배우를 발탁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집트 정부가 국영 방송사를 통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클레오파트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집트 언론 이집션스트리트는 22일(현지시간) '넷플릭스의 '퀸 클레오파트라' 다큐멘터리: 정확한 묘사 또는 할리우드 드라마?'라는 타이틀로 '퀸 클레오파트라'를 집중 조명했다. 그러면서 "이집트 국영 방송사에서 자체적으로 클레오파트라 다큐멘터리 제작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퀸 클레오파트라'는 클레오파트라 7세의 삶을 집중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지난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하지만 방영 전부터 '퀸 클레오파트라'에서 선보이는 재연 영상에서 클레오파트라 7세를 연기하는 배우 아델 제임스가 흑인이라는 점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클레오파트라 7세는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군주다. 기원전 51년부터 기원전 30년까지 이집트를 통치했고, 이후 이집트는 로마의 지배를 받았다. 많은 역사학자는 클레오파트라가 이집트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가족은 마케도니아와 그리스 출신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집트에서는 '퀸 클레오파트라'가 나오기 전부터 "역사 왜곡"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을 지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는 이집트 현지 신문인 '알-마스리 알-윰'에 "이것은 완전히 가짜"라며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인이었고, 즉 흑인이 아니라 피부색이 밝았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퀸 클레오파트라'에 반발했다.

이집트 국적 변호사 마흐무드 알-세메리는 해당 다큐멘터리에 이집트의 미디어 규제법을 위반하는 시각 자료와 콘텐츠가 포함돼있다며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이집트 내 넷플릭스 서비스 접근 차단을 요청했다.

이집션스트리트 측은 "첫 인터뷰 대상자인 쉘리 P.헤일리 교수는 '어머니가 학교에서 들었던 말을 믿지 말라고 했다. 클레오파트라는 실제로 흑인이었다'는 어린 시절 일화를 공유하며 다큐멘터리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지적하면서 "이 다큐멘터리는 전개와 분위기 등이 할리우드의 드라마들이 갖는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면서 다큐멘터리가 아닌 허구의 드라마라고 주장했다.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도 이집트 국영 채널의 다큐멘터리 제작 소식을 전화면서 "이집트 정부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와 정확성에 있어서 '최고 수준'으로 제작할 예정이라 성명을 통해 밝혔다"고 소개했다.

'퀸 클레오파트라'는 역사 왜곡 논란과 함께 시청자들의 평가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리뷰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만족도는 15%였고, 5점 만점에 평균 점수는 0.7점을 기록 중이다. 리뷰 중에는 "'왕좌의 게임' 코스프레"라는 혹평도 있었다.

넷플릭스 순위에서도 밀려났다. 글로벌 인기 차트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도 인기를 얻지 못했다는 평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