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5천억원 군사지원 패키지…영 "우크라 방위 지지 흔들림 없어'
인도 등 전통적 중립노선 국가들 설득 기회…모디 "우크라 고통 이해"
"젤렌스키 G7 참석이 게임체인저"…F-16 진전에 중립국 설득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깜짝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F-16 지원 가능성 등 외교적·군사적으로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그가 요구해왔던 서방의 F-16 등 현대식 전투기 지원 가능성에 진전이 있었을 뿐 아니라 전쟁에서 중립 입장을 고수하는 국가 정상들을 만나 지지를 요청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경제적 지원을 이어온 G7뿐 아니라 인도와 같이 '비동맹' 외교 노선을 고수하는 국가의 정상들에게도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지를 호소할 기회를 얻었다.

이번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인도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우크라이나 편을 들지도 않는 중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함으로써 분쟁을 길어지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당신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와 나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를 두고 이번 회담이 인도와 브라질 등 거대 신흥국이 울타리 밖으로 나와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수 있도록 설득할 기회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깜짝 방문이 "게임 체인저"라고 표현했다.

그간 F-16 지원에 선을 그어 온 미국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돕겠다고 밝히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구해온 F-16 등 신형 전투기 지원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도 그가 이번 회담에서 거둔 큰 성과로 평가된다.

"젤렌스키 G7 참석이 게임체인저"…F-16 진전에 중립국 설득까지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원하던 전투기 제공 약속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못했으나 추가 군사 지원에 대한 약속은 잇따라 받아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다음 단계의 군사 지원 내용을 곧 발표할 것"이라며 이번 군사 패키지에는 탄약과 장갑차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370억달러(약 49조원)에 달하는 재정적 지원과 3억7천500만달러(4천981억원)에 달하는 새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한 데 대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대통령이 국제 항공 연합을 지원한다는 결정에 주목했다"고 했다.

서방은 이른바 '국제 연합'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F-16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따로 회담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우리의 안보이므로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며 적극적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dpa 통신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을 때 그에게 전투기에 관한 "아주 긍정적인 진전"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은 전차 챌린저부터 장거리 미사일, 조종사 훈련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나 방위에 대한 영국의 지지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와 그 동맹국들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러시아는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떠한 평화 계획도 분쟁의 동결과 단순히 연결돼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는 충분히 오래 버티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약화할 것이라고 베팅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한 것이 매우 뜻깊은 지원의 상징이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G7의 연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지뢰 제거 장비, 긴급후송차량 등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