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를 뚫고 홀로 트랙을 달리고 있는 보우 삼낭. /사진=연합로이터
폭우를 뚫고 홀로 트랙을 달리고 있는 보우 삼낭. /사진=연합로이터
폭우 속 육상 경기에서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한 캄보디아 여성 선수가 화제다.

캄보디아 육상선수 보우 삼낭은 지난 8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2023 동남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5000m 결승에 출전해 가장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당시 베트남 선수 응우옌 티 오안이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선수들도 하나둘 골인했다. 그렇게 삼낭 홀로 한 바퀴 넘게 뒤처진 순간,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일등과 꼴찌가 일찍이 정해진 경기였지만 폭우 속에서 삼낭은 끝까지 달렸다.

그의 폭우 속 '자기와의 싸움'을 담은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뒤늦게 관심을 모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 공식 트위터에 지난 10일 올라온 영상은 현재 조회수가 70만에 육박한다. 리트윗도 1200회를 웃돈다.
끝까지 달려 결승선에 도착한 보우 삼낭. /출처=올림픽 트위터
끝까지 달려 결승선에 도착한 보우 삼낭. /출처=올림픽 트위터
수많은 네티즌은 삼낭의 영상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줬다" 등 댓글을 남겼다.

올림픽 측은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삼낭과의 인터뷰도 전했다. 삼낭은 당시 상황에 대해 "비도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천둥 번개도 쳤다. 날씨 예보를 접해서 비가 올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올 줄은 몰랐다"고 회상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레이스를 완주하는 게 중요했다. '캄보디아 대표'라는 지위를 가진 이상 멈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천천히 가도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끝을 보는 것"이라며 "뒤처지는 게 결승선을 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이번 배움을 토대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인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