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검색 외 사업에 도입할 계획이다. 주 수익사업인 광고부터 클라우드, 안드로이드의 각종 서비스에 활용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최근 경기 둔화와 업계 경쟁 심화로 성장이 둔화되고, AI 챗봇 경쟁에서도 한 발 늦은 구글이 상황 반전에 나섰다는 평가다.

17일(현지시간) CNBC는 구글 내부 문건을 입수해 구글이 광고 사업에 대규모 언어 모델(LLM) ‘팜(PaLM)2’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팜2는 구글이 지난해 4월 공개한 ‘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인간 두뇌의 시냅스에 해당하는 파라미터 수가 5400억개로 복잡한 연산과 코딩도 할 수 있다. 지난 10일 구글은 팜2를 장착한 생성 AI 챗봇 ‘바드’를 발표했다.

CNBC는 “문건에 따르면 구글은 팜2를 사용해 광고주들에게 최적화된 광고 추천 기능 등을 제공하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게 콘텐츠 아이디어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챗봇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광고주와 크리에이터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맞춤형 아이디어와 전략을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들은 오는 23일 열리는 구글의 연례 행사 ‘구글 마케팅 라이브’에서 일부 공개될 전망이다. 구글 웹 사이트는 이번 행사에 대해 “AI 기반 광고 솔루션이 마케팅 전문성을 높이고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는 구글은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1분기 매출은 697억9000만달러(약 93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80억1100만달러) 대비 3%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광고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유튜브를 포함한 구글 광고 매출은 1분기 545억4800만달러로, 전년 동기(546억6100만달러) 대비 0.2% 감소했다. 경기 침체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광고주들이 광고를 줄였고, 유튜브와 틱톡의 경쟁도 심화됐기 때문이다.

AI 챗봇 경쟁에서도 선구자가 아닌 추격자 신세가 됐다.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챗봇 챗GPT로 업계가 달아오르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의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린 후에야 바드를 출시했다.

때문에 구글은 팜2를 AI 챗봇 등 새로운 서비스 뿐 아니라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CNBC는 “문건에 따르면 구글은 구글플레이스토어와 G메일, 안드로이드 검색 및 지도 등 100개 이상 서비스에서 AI 기반 고객 지원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부문에서는 이미 시작됐다. 구글은 최근 클라우드 지원 서비스 ‘듀엣’을 내놨다.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자들은 듀엣을 통해 채팅창에 기능 사용 방법 등을 바로바로 묻고 답을 들을 수 있다. 따로 검색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빅테크들도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지난 12일 생성형 AI를 활용한 마케팅 도구 ‘AI 샌드박스’를 내놨다. 문구와 배경 이미지 등 마케팅에 필요한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도구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