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훙이. 사진=바이두
저우훙이. 사진=바이두
중국의 'IT 거물' 저우훙이(周鴻祎) 360 시큐리티 테크놀로지(옛 치후360)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전 부인이 이혼 후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저우 회장은 이혼 합의서에 따라 360 시큐리티의 지분 6.25%인 4억4600만주를 전 부인인 후환에게 넘겼다. 현재 가치로는 약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360 시큐리티는 지난 몇 년 간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등 악재를 만나 주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초 전 세계적으로 챗GPT 열기가 뜨거워졌고 중국 관영 매체가 중국의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을 치켜세우면서 지난달에만 주가가 63% 급등했다.

이에 따라 후환도 억만장자가 됐다. 후환은 1971년생으로 싱가포르 영주권을 가진 중국인으로 알려졌다. 이혼 전까지 회사 주식을 보유하지도 않았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저우 회장은 지난 4일 이혼 사실을 발표했다. 이혼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저우훙이와 후환은 1996년 중국 IT 기업인 '베이다팡정'에서 함께 일하며 알게 됐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 가정환경은 후환이 더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창업 초기 저우 회장의 소득이 없을 때 후환이 가장 역할을 했다. 저우 회장은 "부인이 내 사업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한 바 있다.

저우 회장은 중국의 최고 정치 자문 기관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다. 지난달 열린 양회에도 정협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혼 과정에서 주식을 일부 양도하면서 그의 지분은 5.24%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경영에 있어서 저우 회장의 위치가 변하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치후360은 바이러스 검사 소프트웨어·웹브라우저·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로 알려진 중국의 인터넷 보안 기업이다. 2005년 9월 베이징에서 창립했다. 2011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치후 360 테크놀로지로 거래됐으나 상장을 폐지했다. 2018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360 시큐리티 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바꿔 재상장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저우 회장의 순자산은 상장 후 130억 달러(17조원) 이상으로 늘었으나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에 추락했다.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리포트 기준 저우 회장의 재산은 2022년 175억위안(약 3조 3400억원)으로 중국 내 328위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