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러라고 자택 두문불출하며 참모들과 '대응 회의'
기소가 '훈풍'?…트럼프 지지율 급등·후원금 쇄도
'성 추문 입막음 사건'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가도에 의외의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지지자들은 더욱 단단하게 결집하고 있다.

경선 지지율도 가파른 상승세다.

한때 날 선 발언을 주고받던 경쟁자들도 검찰을 비판하고 트럼프를 두둔하는 형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표정 관리' 속에 마러라고 자택에서 두문불출한 채 다음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야후뉴스가 진행한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가상 1대1 대결 여론조사에서 57%의 지지를 얻어 가장 강력한 당내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31%)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응답 선택지를 공화당 대권주자 10명으로 넓혀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반 지지(52%)를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대선캠프가 자체 진행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63%의 지지를 얻어 디샌티스 주지사(30%)를 압도했다.

석 달 전 같은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2%, 디샌티스 주지사가 40%였다.

기소 당일 모금액도 상징적이다.

대배심의 기소 사실이 보도되던 30일 당일 24시간 동안 트럼프 대선캠프가 모금한 정치후원금은 400만 달러(52억원)에 달했다.

선거캠프에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사람도 1만6천명에 이르렀다.

기소가 '훈풍'?…트럼프 지지율 급등·후원금 쇄도
강력한 당내 라이벌들이 일단 우호적으로 돌변했다는 점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호재다.

대표적으로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되기 1주일 전만 해도 "포르노 스타의 입막음용으로 돈을 지불한 것과 관련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관련 논란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기소가 결정된 직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뉴욕으로 송환되지 못하도록 행정 처리를 하는 등 경쟁자를 도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내 경쟁자들이 자신을 직접 비판하기를 꺼린다는 사실에서 자신이 당내 선두로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참모들마저 당내 경쟁자들의 '태세 변환' 속도에 깜짝 놀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기소가 '훈풍'?…트럼프 지지율 급등·후원금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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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 내에서 칩거하면서 기소에 대한 법적 대응 방향과 이에 따른 선거 전략 등을 참모들과 고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러라고 리조트는 주말 행사도 모두 취소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법정 출석 절차는 내달 4일이다.

판사 앞에서 혐의를 통지받고, 이 혐의에 대해 유무죄 주장을 밝히는 '기소인부절차'가 이날 열린다.

같은 날 같은 법정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도 '가정집에서 그림을 훔친 좀도둑', '유대인 테러 미수범' 등이 기소인부절차를 진행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으로 이동하기 전에는 맨해튼 검찰청에서 다른 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촬영해야 한다.

뉴욕주 법에 따라 머그샷은 공개되지 않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기소의 부당성을 부각하고 지지층의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해 이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지자들은 뉴욕 맨해튼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등에 집결하고 있다.

기소가 '훈풍'?…트럼프 지지율 급등·후원금 쇄도
뉴욕 경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할 뉴욕 법원 앞 등에 인파를 통제하기 위한 울타리를 설치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유사시 긴급 동원령에 대비해 비번까지 모두 근무복을 착용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고 한다.

마러라고 리조트 앞에도 지지자 수십 명이 모였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한 지지자는 BBC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번 일로 더 많은 사람이 트럼프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며 "아예 (트럼프의 차기) 대통령 임기 내내 이 일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기소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화당 경선에서 일시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다만 결과적으로 백악관 입성을 결정할 더 광범위한 유권자들 사이에서의 입지를 비용으로 내줬다"고 평가했다.

기소가 '훈풍'?…트럼프 지지율 급등·후원금 쇄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