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대 상승…美원유재고 감소·쿠르드 수출중단에 공급 우려 커져 [오늘의 유가 동향]
30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와 이라크 쿠르드 지역의 수출 중단 사태가 이어지며 공급 우려가 커진 영향이라는 해석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전장 대비 1.4달러(1.91%) 상승한 배럴당 74.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소폭 조정됐으나 이날 다시 상승했다. 지난 17일 기록한 최근 1년 간 최저치(배럴당 66.74달러) 대비 11.4% 올랐다.

이날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6월물도 전장 대비 1.01달러(1.30%) 오른 배럴당 78.6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1%대 상승…美원유재고 감소·쿠르드 수출중단에 공급 우려 커져 [오늘의 유가 동향]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의 원유 수출 중단은 장기적인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지난 25일부터 하루 약 45만배럴 규모의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 이는 전 세계 하루 원유 공급량의 약 0.5% 수준이다.

그간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라크의 승인을 받지 않고 튀르키예에 원유를 대규모로 수출해왔으나 최근 이라크 정부가 이에 국제 소송을 걸었고, 국제 중재재판소가 이라크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생산자들이 (쿠르드 자치정부의) 송유관 운영 중단 이후 회사 성명서 등을 통해 쿠르드 지역의 여러 유전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줄였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더욱 심한 원유 공급난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시티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라크 국내에서 정치적인 해결이 이뤄진다면 송유관을 통한 원유 공급이 하루 20만배럴씩 증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최근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유가를 뒷받침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4일로 끝난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전주 대비 약 750만배럴 감소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10만 배럴 감소)보다 대폭 감소한 것이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오는 월요일 열리는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투자은행 UBS는 “유가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다음 분기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와 러시아 생산량 감소가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국영 에너지 대기업 페트로차이나는 30일 “중국의 올해 정제연료 소비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비 3%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