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않는 전차 되팔아도 악영향 없어" 의견 다수
스위스, 독일산 전차 25대 獨에 되팔 듯…의회 위원회 승인권고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레오파르트2 전차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스위스가 보유한 독일산 전차를 되팔아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스위스 연방의회 내 주무 위원회가 일부 승인할 것을 권고했다.

연방의회의 동의 절차가 남았지만, 위원회 내 다수 위원이 찬성한 점에 비춰 레오파르트2 전차 매각은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의회에 따르면 연방하원 안보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독일산 주력전차 레오파르트2 일부를 독일 군수업체인 라인메탈에 다시 매각하도록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안보위원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악화한 유럽의 안보 상황을 해결하는 데 이번 결정이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보위원회가 권고한 매각 규모는 스위스군이 현역으로 투입하지 않고 있는 레오파르트2 전차 96대 가운데 25대다.

전차 25대의 운용을 완전히 중단하고, 폐기 절차를 거쳐 독일에 수출하는 방식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안보위원회는 제시했다.

안보위원회 내 표결은 승인 권고 찬성 17표, 반대 7표, 기권 1표 등으로 다수가 찬성 의견을 냈다.

더는 운용하지 않는 전차 25대를 폐기하고 되팔더라도 스위스군 기계화부대의 전력에 어떤 악영향도 없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위원들은 미래 안보 환경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성급한 결정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지만 중론을 꺾지는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 연방의회는 이 같은 안보위원회 권고를 검토하며 동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스위스 국방부에 서한을 보내 스위스군이 보유한 레오파르트2 96대를 되팔아달라고 요청했다.

스위스군이 보유한 레오파트르2 전차 230대 가운데 현역으로 투입하지 않는 96대는 매각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지원한 상황에서 국방 역량을 유지하려면 빈 전력을 메워야 한다는 게 독일이 스위스에 서한을 보낸 이유다.

지난달 스위스 연방정부는 독일 측 서한에 대해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전차 수량은 제한적이며 일부를 되팔기로 한다면 의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중립국 스위스는 자국산 무기가 분쟁 지역으로 반입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스위스가 무기를 직접 수출하지는 못하더라도 스위스제 무기를 수입한 나라에서 우크라이나로 재수출할 길은 열어달라는 서방 국가들의 요청이 잇따르자 스위스 연방의회는 법률 개정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 스위스 연방정부는 중립성 원칙을 지키기 위해 현행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