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밀 선물 가격이 4주일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대형 농산물 기업 카길이 러시아 터미널에서 수출용 러시아 밀 선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5월물 기준)은 장중 부셸당 7.24달러까지 오르며 이달 초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밀 선물은 상승 폭을 줄이며 전 장보다 0.7% 오른 부셸당 7.04달러로 마감했다.
<최근 밀 선물 가격 추이>
자료: 로이터통신
<최근 밀 선물 가격 추이> 자료: 로이터통신
이날 러시아 농업부는 카길이 러시아산 곡물의 수출을 위한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카길도 “곡물 수출과 관련된 문제가 지속되면서, 올해 7월부터 러시아 곡물의 선적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카길은 최근 한 해 동안 러시아 곡물 220만톤(t)을 선적해 수출하는 데 관여했는데, 이는 러시아 전체 수출량의 4%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농산물 기업 비테라도 카길과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농업부는 “곡물 수출과 연관된 활동 중단은 수출량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러시아산 밀의 수출 차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앨런 수더먼 스톤X 원자재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국영 사업자들은 러시아산 곡물의 수출에 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밀 등에 공매도 투자하고 있는 대형 투자가들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글로벌 도전’ 세션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으로 규정하고, 러시아의 패배만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27일에 튀르키예를 방문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 남부 메르신주 귈나르에 건설 중인 아쿠유 원자력 발전소의 준공식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방문이 성사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푸틴 대통령이 옛소련권 외 지역을 처음 찾는 사례가 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