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시절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주도한 반기문 전 사무총장(사진)이 당시 목표로 채택된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 전 총장은 29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등을 중시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주목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도자들이 지금처럼 행동한다면 205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 전 총장은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화석연료 생산을 매년 6%씩 줄이기로 했지만 2% 감소하는 데 그쳤고, 산업화된 국가들은 매년 기후 융자에 10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가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전날 보아오포럼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기후변화와 북핵 도발 등 글로벌 현안에서 중국이 제 역할을 할 시점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독자적 발전 모델을 구축한 국가이자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나라가 됐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안한 3대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제대로 이행하면 세계 현안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 전 총장은 “중국은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나라이자 북한에 진정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며 “지금은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라고 조언할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보아오=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