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커피 가격…"안심하긴 일러" [원자재 포커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원두 수출국인 코트디부아르에서 최근 원두 수출량이 늘어나면서다. 그러나 공급 불안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 5월물 가격은 전일보다 1.78% 하락해 파운드당 1.738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은 최근 한 달간 6.23% 떨어졌다. 올 초 파운드당 1.4달러선에 거래됐던 커피 원두 가격은 지난달 22일 1.995달러까지 뛰었다. 올해 원두 공급이 당초 시장 예상치보다 적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특히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기후 조건이 예상보다는 나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후 원두 가격은 소폭 진정되는 분위기다. 원두 공급량이 일부 풀린 영향이 컸다. ‘아이보리 코스트’로도 불리는 코트디부아르가 올 1~2월 수출한 커피 원두는 2786t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 가량 증가했다.
한숨 돌린 커피 가격…"안심하긴 일러" [원자재 포커스]
미국과 유럽발 은행 위기가 커피 원두 가격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미국과 유럽 은행의 잇단 파산으로 은행 시스템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은행 위기의 여파가 세계 경제에까지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경기 침체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원자재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여전히 가격이 상승할 여력은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인 원두 공급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아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커피 원두 재고는 74만933포대로 최근 3~4개월 간 최저 수준이다.

국제 커피 기구(ICO)는 2022~2023년 전 세계 커피 시장이 2년 연속으로 위축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커피 주산지인 라틴 아메리카에서 작황이 부진해서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지인 브라질이 지난해 말부터 장기적인 가뭄에 시달리면서 커피 작황 전망이 악화되고 있다. 세계 2위 커피 수출국인 콜롬비아 역시 2013년 이후 최악의 커피 흉작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