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8일(현지시간) 이라크산 원유 수출 차질 우려를 반영하며 상승 마감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5월물)은 전 장보다 0.7%(배럴당 53센트) 오른 배럴당 78.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5월물)은 전 장보다 0.5%(배럴당 39센트) 상승한 배럴당 7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 가격은 이틀 동안 5.7% 올랐는데, 이틀간 상승률로는 지난 2월 8일 이후 최대다.
<최근 한 달 동안 국제유가 동향>
<최근 한 달 동안 국제유가 동향>
국제유가가 상승 마감한 건 이라크발 공급 우려 때문이다.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정부의 원유 수출은 지난 25일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는 쿠르드 자치정부의 석유 수출과 관련한 국제 소송에서 튀르키예에 승소했다. 이에 따라 쿠르드는 튀르키예에 원유를 수출하려면 이라크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그동안 이라크의 승인을 받지 않고, 튀르키예에 원유를 수출해왔다. 이를 두고 이라크는 1973년 이라크와 튀르키예 양국 간에 맺은 송유관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해왔다. 수출이 중단된 원유 규모는 하루 45만배럴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0.5%에 해당한다.

미국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의 원유 수출 중단이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시장이 아직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말까지 쿠르드 자치정부의 원유 수출이 중단된다면, 올해 자사의 유가 전망치(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92달러)에서 3달러가량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다음 주 회의에서도 원유 생산량을 유지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은행발 위기 우려가 잦아든 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달러 약세도 수요 확대에 기여했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약세는 원유 실질가격을 낮춰 수요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