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청문회…연준 "1천억달러 이상 은행, 자본·유동성 기준강화 필요"
바이든 "가능한 정책수단으로 대응했으나 은행 위기 아직 끝나지 않아"
美 상원 "낮잠 자고 있었나"…당국 "대형은행 규제 강화 검토"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청문회를 열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 불안 사태와 관련한 당국 대응의 적절성 문제를 논의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연쇄 도산 이후 이 문제를 주제로 의회 청문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은 청문회에 출석해 "기본적으로 은행은 금리와 유동성 위기에 있어 투명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며 당국은 이미 사태 발생 1년 이상 전에 해당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고 지적했다.

바 부의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1천억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은행의 경우 자본과 유동성 측면에서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국의 경고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검토가 진행될 것이고 당국이 적절한 규제 수단을 가졌는지도 점검할 것"이라며 "1천억달러 이상 은행에 대해 자본 및 유동성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SVB가 금리 인상을 비롯해 기본적인 위기 대응에 실패한 것이라며 "이들 은행은 현실과 전혀 조응하지 못했다.

당국은 위험성을 지적했지만, 은행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SVB 사태는 잘못된 경영의 교과서 같은 사례"라며 파산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중순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인지했다고 부연했다.

바 부의장은 "직원들이 SVB에 금리 리스크가 있으며, 추가로 검토 중이라고 보고한 것이 처음으로 문제에 대해 인지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마틴 그루언버그 연방예금보험공사(FIDC) 회장은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에 따른 보험비용이 모두 2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고 전했다.

그루언버그 회장은 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예금까지 전액 보호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사태 확산이 있을 수도 있었다"며 "이보다 더 나쁜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었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그루언버그 회장에 따르면 SVB 예금자 가운데 상위 10위의 총예금은 133억달러에 이른다.

이들은 오는 5월1일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한 보고서를 공개할 방침이다.

의원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를 포함한 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도 사실상 손 놓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규탄했다.

민주당 존 테스터 의원은 "당국이 문제를 알았지만, 아무도 망치를 휘두르지 않은 것"이라고 했고, 공화당 소속 팀 스콧 의원은 "규제 당국이 수레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규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입법부에서 현재 25만달러까지인 FIDC의 예금 보호 상한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노스캐롤라이나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은행 위기와 관련, "가능한 정책 수단을 사용해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 사태가 끝났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