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이 다소 잦아들면서 미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가 동반 상승했다. 은행 위기발 실물 경기침체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완화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은행 위기 숨 고르자…국채금리·유가 급등
27일(현지시간)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전장보다 0.2%포인트 넘게 상승해 연 4.0%를 웃돌았다. 지난 24일 연 3.55%까지 하락하며 최근 6개월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낙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소폭 상승한 연 3.536%에 거래됐다.

국내 장·단기 국채 금리도 대부분 상승(채권가격은 하락)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장금리 바로미터인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8%포인트 오른 연 3.258%에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023%포인트 상승한 연 3.281%에 장을 마쳤다.

국채 금리 상승은 전날 퍼스트시티즌스은행이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온 영향이다. 유럽과 미국의 은행 불안을 키운 크레디트스위스에 이어 SVB가 인수자를 찾자 은행 위기가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보다 3.55달러(5.12%) 오른 배럴당 72.81달러에 장을 마쳤다.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초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4.25% 올랐다.

시티인덱스의 금융시장 수석분석가 피오나 신코타는 “투자자가 글로벌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려는 당국의 노력에 무게를 두면서 유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25일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가 원유 수출을 중단하며 공급 우려도 제기됐다.

달러 가치는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8일 전일 대비 0.2%대 하락한 102.6선에 거래됐다. 27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