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와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의 공동 창업자 두 명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우버와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리프트가 회사 매각까지도 선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프트는 27일(현지시간) 로건 그린 최고경영자(CEO)와 존 짐머 이사회 의장이 다음달 17일 현재 직위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린 CEO는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짐머 의장은 이사회 부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두 사람은 201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리프트를 창업했고, 2019년에 회사를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그린 CEO는 "모든 창업자들은 뒤로 물러날 적절한 시점과 회사를 발전시킬 적절한 리더를 찾는다"며 "리셔는 리프트를 미래로 이끌 올바른 에너지와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CEO는 2021년부터 이사회에서 활동해온 데이비드 리셔 이사가 맡을 예정이다. 리셔 이사는 아마존에서 제품 책임자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총괄매니저를 맡았던 인물이다. 리셔 신임 CEO는 "거시경제가 어렵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매우 공격적인 경쟁자가 있다"며 "강력한 2인자 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프트는 강력한 경쟁자인 우버를 따라잡기 위해 그동안 고군분투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이핏데이터에 따르면 우버는 미국 차량공유시장에서 74%를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인 1위 업체다. 우버의 시장점유율은 2020년 초 62%에서 3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반면 리프트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38%에서 26%로 감소했다.

두 회사의 상황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극명하게 갈렸다. 대유행 초기 봉쇄가 확산되며 차량 공유 수요가 급감했을 때 우버는 음식 배달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매출을 올렸다. 2021년 다시 경제활동이 재개된 이후 운전자 구인난이 심각해지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적
극적으로 운전자를 확보했다. 반면 리프트는 음식배달을 하지 않았고, 운전자 구인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악화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리프트는 작년에 700명 이상을 정리해고 했다. 시장 기대 이하의 이번 분기 매출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주가는 대조적이다. 리프트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70% 이상 하락한 반면 우버는 같은 기간 약 10% 떨어졌다.

맨딥 싱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두 창업자의 사퇴는 리프트가 우버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현금이 소진되고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위기 상황에서 리프트는 회사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선택을 모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창업자의 사임 소식에 리프트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27% 상승한 10.0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