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단 이끌고 상하이 도착…임박한 차이잉원 現총통 방미와 대조
마잉주 前총통 방중…전현직 대만 1인자 74년만의 첫 여정(종합)
마잉주(73) 전 대만 총통이 27일 국공내전 종료 이후 74년 만에 대만 전·현직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마 전 총통이 일행을 이끌고 이날 오후 항공편으로 상하이에 도착했으며, 난징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과 상하이시 당 위원회 책임자들이 공항 영접을 나왔다.

마 전 총통은 이번 중국 방문 기간 난징, 우한, 창사, 충칭, 상하이 등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신화는 소개했다.

이로써 마 전 총통은 장제스(蔣介石·1887∼1975)가 이끌던 국민당이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해 대만으로 들어간 후 중국을 방문한 첫 대만 전직 최고지도자가 됐다.

현직 대만 총통이 중국을 방문한 사례는 아직 없다.

대만 언론들은 마 전 총통이 상하이에서 출발해 난징, 우한을 거쳐 후난성 샹탄의 종가를 방문해 조상에게 제를 올린 뒤 충칭을 거쳐 상하이로 돌아온다고 전했다.

난징은 과거 국민당 정권의 수도, 충칭은 임시 수도였다.

또 우한은 청조를 붕괴시킨 신해혁명의 시발점이 된 1911년 '우창 봉기'가 일어난 곳이다.

마 전 총통은 대만으로 돌아가기 전 상하이에서 장제스 전 총통 부부가 약혼식을 한 상하이 허핑 호텔과 전통 정원인 예원(豫園·위위안)을 찾을 것이라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현 야당인 국민당 출신 마 전 총통의 방중은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의 임박한 미국 방문과 대비를 이룬다.

차이 총통은 29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 벨리즈를 방문하면서 가고 오는 길에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각각 경유한다.

경유 계기에 차이 총통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차이 총통의 방미와 마 전 총통의 방중은 큰 틀에서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와 연결되는 양상이다.

'친미반중' 성향의 차이 총통과 민진당에 비해 온건한 대중국 정책을 펴는 국민당 출신 마 전 총통은 방문 기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대한 자기 노선을 분명히 하며 대만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마 전 총통을 융숭하게 대접함으로써 '국민당=양안 화해', '민진당=양안 갈등'의 구도를 부각시키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이 총통의 전임자인 마 전 총통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대만의 제12,13대 총통을 역임했다.

재임 중인 2015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역사적인 양안 정상 회담을 하기도 했다.

마 전 총통은 이날 출발에 앞서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서 "나는 37세 때 정부에서 양안 업무를 담당했는데 올해 73세로 36년을 기다려 대륙(중국)을 방문하게 됐다"며 "오래 걸렸지만 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