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시장 선거, '前교육장관 vs 연방상원의원' 대리전?

2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시카고 시장 선거 결선투표를 열흘 앞두고 열기가 고조된 가운데 안 던컨 전 미국 교육부 장관과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각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엇갈린 지원 행보에 나섰다.
시카고 교육청장을 거쳐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교육장관을 지낸 던컨은 이날 지역신문 기고문을 통해 지난달 28일 실시된 1차 선거에서 최다 득표한 폴 발라스(69) 전 시카고 교육청장을 공개 지지했다.
2016년·2020년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진보의 아이콘'으로 관심을 모은 샌더스 의원은 지난주 시카고 교원노조 로비스트 출신 브랜든 존슨(46)에 대한 지지를 표한 데 이어 이날 "다음주 시카고 일리노이대학(UIC)에서 존슨 후보 지원 유세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카고 시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뜻을 접은 던컨 전 장관은 발라스를 "믿을만한 사람, 경찰에 진실을 말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인물"로 강조하면서 "시카고를 안전한 도시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가 희망할 수 있는 최고의 후보"라고 말했다.
교육장관에서 물러난 후 시카고로 복귀, 폭력방지 비영리단체(CRED)를 세우고 운영해온 던컨 전 장관은 "발라스는 시카고 경찰을 현대화하고 개혁에 수동적인 저항을 하는 뿌리깊은 경찰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반면 경쟁자 존슨은 경찰 예산 삭감을 '정치적 목표'로 제시했다.
샌더스 의원은 앞서 지난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존슨은 노동자 계층의 고충을 알고 있고, 강력한 노조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양질의 의료 서비스·학교 개혁·저가 주택 건설·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부자들에게 정당한 세금을 내도록 할 것"이라며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존슨은 1차 선거 이전까지 여론조사에서 발라스, 로리 라이트풋 현 시장, 헤이수스 추이 가르시아 연방하원의원 등에 이은 4~5위에 오르는데 그쳤으나 막판에 표가 몰리면서 결선 투표까지 진출했다.
발라스와 존슨이 정책적·이념적으로 상반된 대결을 펼치면서 민주당 내 지지가 갈리고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는 정당별 예비선거가 없는 통합 경선제를 채택, 1차 선거에서 1위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할 경우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벌여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
라이트풋 시장 포함 전원 민주당 소속인 9명의 후보가 겨룬 1차 선거에서 발라스는 34%, 존슨은 20%의 득표율을 거뒀다.
4년 전 '미국 대도시 최초의 동성애 흑인 여성 시장' 기록을 쓰며 당선된 라이트풋 시장은 득표율이 17%에 그치며 '40년 만에 처음으로 재선에 실패한 시카고 현직 시장'이라는 오명을 안았다.
시카고 시장 선거 결선 투표는 다음달 4일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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