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남아공에 "우크라전 종식위해 러'관계 활용" 촉구
남아공 외무, 'ICC, 푸틴 체포영장 발부' "우려할 문제"
나레디 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외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 발부에 대해 "분명히 우려할 문제"라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판도 장관은 이날 벨기에 국왕 부부 환영 행사장에서 현지 언론과 만나 푸틴 대통령이 오는 8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초대됐다고 확인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각료회의를 열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브릭스 의장국으로 8월 22∼24일 더반에서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남아공은 ICC 설립 협정인 로마 규정 당사국으로 ICC의 체포 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

한편 벨기에 필립 국왕 부부의 남아공 국빈 방문에 동행한 하자 라비브 벨기에 외무장관은 남아공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활용해달라고 촉구했다.

라비브 장관은 이날 프리토리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의 강력한 역사적 연결고리를 감안할 때 평화를 향한 길로 나아가기 위해 남아공이 대화 채널 사용을 고려한다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분쟁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우리는 러시아와의 채널을 계속해서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남아공은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유지되던 옛 소련 시절부터 현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지원했던 러시아와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립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남아공은 대화를 통한 전쟁 종식을 선호한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데에 동참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유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결의 채택에도 기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