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관영지, 기시다 우크라 방문 견제…"위기상황 바꾸지 못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중러 정상회담 당일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우크라이나 위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쇼'에 가깝다며 평가절하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자국 전문가들의 주장을 전달하는 형식으로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이같이 평가했다.

류칭빈 화차오대 일본 문제 전문가는 이 매체에 "우크라이나 상황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초점이 될 것이기 때문에 기시다가 정치적 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이라며 "기시다 내각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고 유엔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샹하오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소 초빙연구원도 "기시다와 젤렌스키의 만남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연대와 지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이런 종류의 만남은 공허한 회의에 가깝고 우크라이나 상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일본이 올해 G7 의장국으로서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는 것은 영향력을 높이고 미국과 서방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목표는 중국과 러시아 견제라는 고려가 내포돼 있다는 주장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기시다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든 하지 않든, 그가 어떤 외교적 조치를 취하든 우크라이나 위기 상황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시다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뒤 평화가 회복될 때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날이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국제사회는 화해를 권유하고 회담을 촉진하는 정확한 방향을 견지하고 우크라이나 위기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우리는 일본이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기 바란다.

그 반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