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우크라 상황은 중동과 달라…휴전 중재 더 어려울 것"

러시아를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중재를 예고했으나 중국의 일방적 친러시아 행보 탓에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AFP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 중동 이어 우크라전도 중재?…"친러 행보 탓에" 회의론
중국 외교부는 사상 첫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글로벌 거버넌스를 개선하며 세계 발전과 진보에 기여하기 위한 평화의 방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동의 오랜 라이벌인 이란과 사우디 협상을 중재해 외교관계 복원이라는 깜짝 성과를 이뤄냄으로써 국제사회 실력자 면모를 보인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로 평화주의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 통신사들과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공식 협상을 앞두고 20일 일대일 비공식 회동과 만찬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크렘린궁은 3일간의 시 주석 방문 기간 두 정상이 양국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 및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협정에 서명하고 2030년까지 양국 경제협력에 관한 공동 선언을 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 국가들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여만에 이뤄지는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주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처음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간 우호 관계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동 중재에서와 같은 화해를 끌어낼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한다.

중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적 입장이라면서도 러시아 침공은 비난하지 않은 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비난하는 입장을 취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푸틴 대통령을 '오랜 친구'로 칭해왔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푸틴 대통령과 만나 '무제한 협력'(no-limits partnership) 관계를 선언하기도 했다.

서방측은 중국의 이런 입장에 대해 러시아의 침공을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러시아에 외교적 은신처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비난해 왔다.

앞서 미국은 중국이 시 주석 방문 기간 휴전을 요구하면 반대할 것이라며 "그런 휴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복'을 공고히 하고 다른 공세를 준비하도록 허용, 러시아에 도움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인도 델리대학 동아시아연구소 아반티 바타차르야 교수는 중동 중재는 중국이 이미 사우디 및 이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가능했다며 중국은 러시아와는 우호 관계지만 우크라이나와는 가까운 관계가 아니고 강력한 반(反) 나토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