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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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물가를 자극하는 임금 상승세가 예상치를 밑돈 것은 변수다. 결국 오는 14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금리 향방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노동부는 10일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와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 실업률 등이 담긴 고용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비농업 고용자 수는 31만1000명 늘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22만5000명)를 넘어섰다.

레저 및 서비스업이 일자리 상승세를 주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자리는 레저·접객업에서 10만5000개, 소매업에서 5만 개, 전문·비즈니스 서비스업에서 4만5000개 늘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4만4000개, 건설 부문에선 2만4000개 증가했다. 정보기술 산업, 통신 등은 고용이 줄었다.

2월 실업률은 3.6%를 기록하며 전문가 전망치(3.4%)보다 다소 높았다. 1969년 5월(3.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전달보다 상승했지만 사실상 완전 고용 수준을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4.6%(전년 동기 대비)에 그쳤다. 전달(4.4%)보다 높았지만 전문가 예상치 4.8%를 밑돌았다. 일자리 증가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게 한계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3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43.9%로 보고서 발표 직전의 61.9%보다 낮아졌다.

'일자리 증가→임금 인상'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
시장에선 이달 '금리 0.5%P 인상' 놓고 전망 엇갈려

여전히 뜨거운 美 고용…2월 일자리 31만개 증가
미국 노동부가 10일 발표한 2월 비농업 일자리 수는 31만1000개 증가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5000개)를 크게 웃돈다. 51만7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일자리가 증가함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성향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업률은 3.6%로 전월(3.4%)보다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치인 3.4%보다 높았지만 여전히 완전 고용 수준이다. 다만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추정치인 4.8%보다 낮은 4.6%로 나왔다.

2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은 1월 증가폭보다는 작지만 인플레이션 완화에 사활을 건 Fed는 여전히 많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특히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디트야 바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온화한 날씨의 영향으로 2월 고용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날씨가 따뜻하면 건설, 채굴 등 외부 활동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과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증가했지만 구직자보다 인력 모집 수요가 많다”고 분석했다.

2월 고용지표는 오는 14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함께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는 Fed가 주시하는 데이터 중 하나다. 임금이 오르면 기업은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판매 가격을 높이고, 이는 물가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 7일 상원에 출석해 “임금 상승률이 여전히 너무 높다”고 우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용시장 열기가 지속돼 Fed가 이달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확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0~5.25%가 된다. CNBC는 “이번 고용 보고서는 기대 이상으로 뜨거운 노동시장을 확인하게 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Fed가 이달 말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월 비농업 고용 증가자가 10만 명 이하로 내려갔어야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는 인식이 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추정치인 4.8%보다 낮은 4.6%인 것은 변수로 받아들여진다는 시각도 있다. 고용이 여전히 기대 이상으로 늘고 있지만, 이들의 임금이 오르는 게 한계에 왔다는 분석을 할 수 있어서다. 즉 견조한 고용시장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게 제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기대로 이날 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 증시 선물은 일제히 플러스로 돌아섰다. 페드워치의 3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43.9%로 보고서 발표 직전의 61.9%보다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결국 14일 CPI가 3월 금리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확실한 물가 지표인 CPI를 보고 Fed가 최종적으로 금리 인상폭을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주연/허세민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