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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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P500 기업의 올해 자사주 매입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약 1320조원)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미국 증시를 떠받치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지수회사 S&P다우존스인디시즈 자료를 인용해 올해 S&P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액이 1조달러의 벽을 넘어서는 첫해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S&P500 기업은 지난해 자사주 매입에 9004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S&P500 기업, 올 자사주 매입 1조달러 넘을 것"
최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는 기업이 늘어 이런 기대가 커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S&P500 기업과 러셀3000 기업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계획 규모는 2200억달러 이상으로 같은 기간 기준 사상 최대였다. 에너지 기업 셰브런이 750억달러, 메타가 400억달러, 골드만삭스가 30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했다.

시장에서는 S&P500 기업들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 올해 뉴욕증시를 떠받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해당 주식 수요를 늘리고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하면 주당순이익(EPS·순이익/유통 주식 수)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1월까지만 해도 강세였던 뉴욕증시는 2월엔 전달의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꺾이지 않아 미 중앙은행(Fed)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증시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S&P500지수는 1월엔 6.17% 올랐지만, 2월엔 27일까지 2.31%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자사주 매입 세율 인상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사주 매입액에 적용하는 세율을 현재(1%)의 네 배인 4%로 인상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립하고 있는 의회에서 이 같은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