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예 그로브/사진=영국 햄프셔 경찰 제공
샤예 그로브/사진=영국 햄프셔 경찰 제공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에 광적인 집착을 보였던 여성이 결국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3일(현지시간) BBC 등 영국 현지 언론은 "범죄 다큐멘터리에서 정보를 얻어 남자친구 프랭키 피츠제럴드(Frankie Fitzgerald)를 살해한 샤예 그로브(Shaye Groves)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종신형을 선고받으면서 최소 23년 동안 수감된다"고 보도했다.

그로브는 평소 범죄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고, 연쇄살인범의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벽에 걸어두는 등 집착증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찰스 브론스와 같은 악명 높은 범죄자에 대한 책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브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지난해 7월 17일 자신의 집에서 피츠제럴드를 살해한 후 오히려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재판 중 그로브는 피츠제럴드가 "페이스북에서 13세 소녀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발견하고 우발적으로 칼로 찔렀다"고 주장했지만, 담당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로 해당 소녀의 나이는 17세였고, 피츠제럴드는 나이를 알자마자 즉시 차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행 증거라 주장했던 성관계 비디오 역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로브는 합의된 성관계가 담긴 비디오를 강간을 당한 것처럼 편집해 친구에게 보내면서 피해를 호소했다. 검찰은 원본 영상에서 성관계가 합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죄 관련 책을 읽고, 살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범죄 현장, 거짓 알리바이를 만드는 방법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로브에 대해 "교활하고 소유욕이 강하며 질투심이 많은 여성"이라며 "충동적으로 행동했고, 사랑하는 남자를 죽였다"고 꼬집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