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소매 체인 월마트에 이어 주택자재 판매체인 홈디포까지 인건비를 인상하고 있다. 미국의 뜨거운 노동시장 상황에서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서비스와 유통업체의 채용규모가 늘어나면서 임금인상이 물가상승을 다시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홈디포는 21일(현지시간) 직원들의 시급을 인상하기 위해 10억달러를 지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직종 구인난이 이어지면서 기존 인력을 붙잡고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기 위한 방편이다.

홈디포의 이번 임금 인상은 미국, 캐나다 내 홈디포의 모든 시간제 근로자들에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직원들의 평균 임금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간당 최소 15달러 이상부터 시작한다.
앞서 월마트도 매장 직원의 시급을 12달러에서 14달러로 인상했다.

월마트와 홈디포의 이같은 임금인상 조치는 다른 유통업체로도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마트와 홈디포 등에 직원을 뺏기지 않으려면 비슷한 폭의 임금 인상을 할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 중앙은행( Fed)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노동시장은 뜨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월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51만 7000개 늘었다. 전문가 예상치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실업률은 50여년 만에 최저치인 3.4%까지 떨어졌다. 일자리는 특히 서비스업 부문에서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 팬데믹 동안 서비스 부문 일자리가 2200만개가량 줄었는데 이를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한 바있다.

한편 월마트와 홈디포는 올해 부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놨다. 월마트 이날 2024년 1월까지 향후 1년 동안 주당순이익이 5.90∼6.05달러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6.50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홈디포도 물가 상승으로 주택 자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홈디포의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이 0.4% 증가한 16.72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회사는 주당순이익이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