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모디 비판' BBC 상대로 세무조사
인도 당국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 비판적 다큐를 내보낸 영국 BBC 방송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였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BBC는 성명을 통해 "세무 당국이 뉴델리와 뭄바이에 있는 BBC 사무실에 있으며 우리는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 상황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인도 세무 당국은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를 벌이고 있는지 답하지 않고 있다.

인도 당국이 BBC 사무소 조사에 나서자 야당인 국민회의의 베누고팔 상원의원은 "BBC 사무소에 대한 공습은 모디 정부가 비판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BBC는 최근 '인도:모디 문제'라는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02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발생한 '무슬림 대학살 사건'과 당시 주총리였던 모디의 책임론을 다뤘다.

당시 성지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던 힌두교도 59명이 열차 화재로 숨졌고, 사건 후 화재 원인이 이슬람교도의 방화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자 무슬림에 대한 힌두교도들의 무차별 학살이 시작됐다.

이 사건으로 약 1천∼2천 명의 무슬림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사건 조사 과정에서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구자라트 주정부가 편파적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BBC 다큐멘터리는 당시 주총리였던 모디가 경찰 간부를 만나 해당 사건에 개입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모디 총리는 이 사건으로 여러 번 조사 받았지만 2012년 대법원에서 혐의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현재 인도는 이 다큐멘터리의 온라인 확산을 막고 있으며 이를 관람하려던 대학생들을 집단 체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세무 조사도 이번 다큐멘터리 제작과 연관된 일종의 보복 조사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