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선 1월 노동시장 지표를 언급하며 긴축 기조가 강화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경제클럽 포럼에서 1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매우 강했다”며 “향후 데이터도 노동시장이 놀라울 정도로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추가 인상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발표된 1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시장 예상치보다 세 배 이상 많은 51만여 개 늘어났다. 실업률은 3.4%로 떨어져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 통계가 이 정도일 줄 미리 알았다면 지난주 Fed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결정이 달라질 수 있었냐’는 질문에 직답을 피하면서도 “(긴축 정책이) 왜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절차인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 목표를 2%로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준”이라며 목표를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긴축 기조로 인한 노동시장의 효과는 미약한 수준”이라며 “아직 금리 경로를 하향 조정할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가 하락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상품 가격에서 나타났지만 아직 주택 및 서비스 시장에서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 물가까지 내리려면 일정 기간 금리를 긴축 기조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상당한 진척”을 예상한다고 했다. 또 고용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이 줄어드는 상황 자체는 긍정적이며 경제가 강하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와 비슷한 원론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많이 내놨지만, 시장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는 점이 재차 확인된 것에 더 주목했다. 7일 미국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1.29%, 0.78%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1.90% 올랐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발언이 연일 시장을 흔들고 있다. "예상보다 견조한 1월 고용지표에 놀랐지만 디스인플레이션(통제 가능한 물가상승세)이 시작됐다"는 그의 언급에 뉴욕증시는 반등 마감했다.파월 Fed 의장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경제클럽 행사에서 1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매우 강했다"며 "향후 데이터도 노동시장이 놀라울 정도로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추가 인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인해 이때까지만 해도 뉴욕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하지만 그가 "이제 물가가 잡히기 시작한(디스인플레이션) 초입 단계"라고 말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시장의 이목이 고용쇼크보다 디스인플레이션 언급에 집중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사회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워싱턴경제클럽 회장이 '언제쯤 물가 목표치인 2%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냐'고 묻자 "내 예상에 올해는 힘들겠지만 내년엔 2%에 근접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나올 경제 전망에서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전망치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일자리 희생없이 물가가 잡히고 있는 것은 좋은 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주택을 제외한 서비스 부문에선 아직 디스인플레이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노동시장이 계속 견조하면 디스인플레이션이 꽤 길어지고 아마도 순탄하지 않은 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의 대담이 호재로 작용함에 따라 이날 뉴욕증시는 '1월 고용쇼크'를 소화하고 반등세로 돌아섰다. 전체적으로 지난번 FOMC에서의 발언과 새로운 내용은 없고 매파적으로 해석될 만한 소재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점에서다. S&P500지수는 1.29%, 나스닥 지수는 1.90% 각각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도 0.78% 올랐다.하지만 고용지표 강세로 인해 Fed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들의 목소리에도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이들의 입지는 최근 디스플레이션 기대 속에 좁아졌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노동시장에서 긴축 기조로 인한 효과는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며 "아직 금리 경로를 하향 조정할 어떠한 이유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카시카리 총재는 매파 중에서도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최근 올해 상반기 예상 기준금리는 연 5.4%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에 앞서 전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블룸버그통신에 "Fed가 종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기준금리 고점을 더 올려야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일본에서 임금 인상 물결이 퍼지고 있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임금이 쪼그라들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기업들의 임금 인상을 주문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일본 게임업체 닌텐도는 올해부터 직원 급여를 10% 인상할 계획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닌텐도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면서도 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사장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일본 금융업체 노무라홀딩스도 임금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노무라홀딩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지난 몇 년간의 임금 상승률(3%)보다 소폭 높아진 임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일본 기업의 임금 인상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오는 3월부터 임금을 최대 40% 인상한다는 파격적인 방침을 발표했다.‘저성장의 늪’에 갇힌 일본은 수십 년간 임금 정체에 시달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물가 상승세에 맞춰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거세졌다. 지난 1월엔 기시다 총리가 직접 나서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임금을 높이라”고 기업들에 촉구했다.임금 인상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로이터통신은 “출산율 감소로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높은 급여는 인재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높아진 임금이 물가를 밀어올려 긴축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지속적인 임금 인상은 일본 중앙은행이 오랫동안 이어진 초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벗어나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시장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아파트값이 떨어지면서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8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량은 50만8790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아파트 거래량은 29만8581건이다. 비중으로 따지면 58.7%인데,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적다.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이다. 작년 서울 주택 거래량 5만6007건 가운데 아파트 매매는 1만5384건으로 비중은 27.5%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비중이다.아파트 매입 비중이 줄어들고 있지만 빌라 매입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국 빌라 거래량은 12만9746건으로 전체의 25.5%에 달했다. 2006년 이후 가장 큰 비중이다. 특히 서울 빌라 매입비중은 61.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자 고가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줄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빌라에 대한 매입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