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7일(현지시간) 3~4% 상승 마감했다. 중국 수요 회복 기대와 튀르키예 지진에 따른 운송 차질, 미국 중앙은행(Fed) 수장의 발언 등이 원인이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4월물)은 전 장보다 3.3%(배럴당 2.7달러) 오른 배럴당 83.69달러로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원유 선물(3월물)은 전 장보다 4.1%(배럴당 3.03달러) 상승한 배럴당 77.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 하루 가격 상승률은 작년 11월 4일 이후 3개월 만에 최대다.
WTI 4% 급등 마감…중국·지진·파월이 그 뒤에 있었다 [오늘의 유가 동향]
이날 국제 유가가 상승 마감한 이유는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 중 하나인 중국의 수요 회복 기대 때문이다.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3월 인도 아시아 수출 원유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이를 시장에서는 중국의 원유 수요 확대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수출 원유 판매가를 인상한 건 6개월 만이다. 액티브트레이즈의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올해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국제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판매가를 인상했다는 건 아시아 수요가 견조하다는 의미”라는 의견을 냈다.

튀르키예 지진도 국제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강진이 일어나면서 세이한 원유 수출 터미널은 오는 8일까지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터미널의 하루 원유 운송량은 100만배럴이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이날 발언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리면서 유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 하락은 원유 실질 가격을 낮춰 수요를 확대하는 효과를 보통 낸다. 이날 파월 의장은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행사에 참석해 지난 1월 미국의 노동시장 지표를 들며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암시했다. 지난 1월 미국의 실업률은 3.4%로 1969년 5월 이후 최저치였다. 올해 기준금리를 낮출 생각이 없다는 기존 발언의 연장선이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월간 보고서를 내고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83.63달러, WTI 평균가를 배럴당 77.84달러로 제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