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홍보 영상에 등장한 진먼 고량주. /사진=연합뉴스
중국군 홍보 영상에 등장한 진먼 고량주. /사진=연합뉴스
중국과 대만이 군사적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 홍보 영상에 대만산 술잔이 등장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해석이 분분하다.

대만 언론들은 "중국이 과거보다 온화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증거"라고 해석했지만, 중국 관영매체들은 "술은 중화 문화의 일부분"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6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대만 싼리신원망(三立新聞網) 등 매체에 따르면 양안의 해당 영상은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수호(守護)'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1분24초 분량의 홍보 영상이다.

이 영상은 중국군이 대만 해협을 지키고 있고, 양안 동포들이 만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안 매체들의 관심을 끈 것은 영상 속 여러 사람이 건배하는 장면으로, 술잔에는 진먼 고량주 공장이라는 의미의 '금문주창(金門酒廠)'이라는 글자가 새겨있다.

진먼 고량주는 대만을 대표하는 술로 통한다.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2018년 5월 양안 분단 후 최초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났을 당시 만찬 테이블에 오른 술이다.

대만 언론 ET투데이는 해당 영상에 대해 "술이 대만 특산 진먼 고량주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 장면은 중국 정부의 대만 정책이 온정적인 노선으로 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대만 싼리신원망도 "홍보 영상 속 전투기와 군함의 모습이 크게 줄었다"면서 "이번 영상이 온정적 노선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는 "조국 통일에 온정주의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인민해방군은 적에게 총을 사용하고 동포를 가족으로 여기며 조국에 충성을 바친다. 국가의 통일을 더 확고히 수호하겠다는 입장을 온화한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부 세력의 도발과 대만 독립분자의 선동은 양안 관계를 점점 멀어지게 할 수 있고, 이들에 대해서는 온정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영상에 등장한 진먼 고량주 등은 중화 민족의 일부 양안이 반드시 통일될 것이고 중국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도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명절에 술을 마시는 것은 중국의 전통으로, 양안이 문화적으로 서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일가친척이 모이면 좋은 술이 있지만, 평화를 방해하는 외부 세력과 대만 독립분자에게는 총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