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8㎞ 얕은 지점서 발생
3만명 숨진 84년 전과 같은 규모
캐나다 북부 그린란드서도 감지
12시간도 안돼 7.5 강진 또 강타
튀르키예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강진이 발생해 1900명 이상이 숨졌다. 튀르키예뿐만 아니라 시리아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했다.
6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17분(현지시간)께 튀르키예 남부에 있는 에르진잔주의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서쪽으로 33㎞ 떨어진 내륙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최대 강도다. 사망자 약 3만 명이 나온 1939년 에르진잔주 지진과 강도가 같다. 이스라엘, 그리스뿐 아니라 진원지에서 약 900㎞ 떨어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지진 강도가 셌다. 캐나다 북부에 있는 그린란드에서도 이번 지진과 잇달아 발생한 여진이 감지됐다고 덴마크지질조사국(GSDG)은 전했다.
사망자도 속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 최소 1121명이 숨지고 538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진원지와 국경 간 거리가 약 60㎞에 불과한 시리아의 피해도 컸다. 시리아 당국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만 사망자 최소 783명과 부상자 2284명이 나왔다.
알자지라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19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매몰된 사람이 많아 인명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USGS는 사망자 수가 최대 1만 명에 이를 확률이 47%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타격도 불가피하다. 튀르키예에서만 건물 3000여 채가 파괴됐다.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공항의 운항도 중단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USGS는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 국내총생산(GDP)의 1%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튀르키예는 북동쪽의 유라시아판과 남서쪽의 아라비아판이 맞닿는 대륙판인 아나톨리아판에 자리잡아 지진이 잦다. 이번 지진은 지하 18㎞ 지점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가 70㎞ 미만이면 깊이가 얕은 천발지진으로 분류된다. 천발지진은 충격이 지표에 그대로 전달돼 다른 유형의 지진보다 피해가 크다.
여진도 잇따르며 피해를 키웠다. 규모 4 이상의 여진만 최소 18차례 확인됐다. 지진 발생 후 11분 뒤엔 규모 6.7의 여진이, 19분 뒤엔 규모 5.6의 여진이 뒤따랐다. 지진 발생 후 12시간이 채 되지 않은 오후 1시24분엔 남동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USGS는 밝혔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알레포, 하마, 라타키아 등 지역의 방위군, 소방 인력 등을 동원하는 비상계획을 발표했다.
국제 사회는 구호 손길을 보내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튀르키예 측에 연락을 취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EU는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문제로 튀르키예와 갈등을 빚어온 이스라엘도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한국인 사상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한국시간 오후 2시까지 접수되거나 파악된 한국인 사상자는 없다”고 발표했다.
후쿠다 일본 前총리 만나 견제구…"일본의 對中 정책 후퇴 우려"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일본이 계속 평화적 발전의 방향을 견지할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1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위원은 보아오포럼(3월28∼31일·하이난성) 참석차 중국을 찾은 후쿠다 전 총리와 전날 징에서 만나 이같이 밝혔다.왕 위원은 또 "일본의 대중국 정책 후퇴 가능성을 우려할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왕 위원의 이런 발언은 최근 일본이 미국과의 군사적 일체화를 가속화하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특히 일본의 '평화적 발전 방향'에 의문을 표한 것은 일본이 적의 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보유에 나서는 등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 기조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대한 문제 제기로 읽혔다.시기적으로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2일 베이징을 방문해 친강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과 회담할 예정인 상황에서 미리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왕 위원은 또 일본이 중·일간 기존 주요 합의를 의미하는 '4개 정치 문서'의 초심으로 돌아가 각측의 간섭을 배제하고, 중·일 관계가 건전한 발전궤도로 돌아가도록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그와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양국이 각 영역의 왕래를 전면적으로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길 희망한다고 부연했다.이에 후쿠다 전 총리는 "일·중 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시안에 사는 청년 A(22)씨는 지난주 대학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실망한 A씨는 3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번호로 "아빠, 저 대학원 입시에 합격하지 못했어요. 예상한 결과긴 해요.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내년에 다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제 성격 잘 아시잖아요, 꼭 합격할 거예요. 아빠, 너무 보고 싶어요. 꿈에라도 나와 주세요. 아빠가 보고 싶네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몇 시간 후, 놀랍게도 아버지가 사용하던 번호로 답장이 도착했다. 메시지에는 "걱정하지마, 아들아. 누가 항상 성공할 수 있겠어? 넌 실패로부터 성장해서 결국엔 최고가 될 거야. 힘내서 앞으로 나아가렴. 난 내 아들이 가장 대단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어. 아빠도 네가 보고 싶다"라는 내용이 담겨 왔다.답장을 보낸 건 '가오'라는 성을 가진 남성이었다. 그는 처음 A씨의 메시지를 받고는 누군가 잘못된 번호로 연락했을 것이라고 했지만, 곧 A씨의 아버지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가오는 SCMP에 "A씨의 삶은 아마도 평탄치 않을 것이다. 그에게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A씨는 가오에게 "아버지 전화번호를 사용하는 분이냐"며 "당신이 누구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에 가오는 "천만에요. 계속해서 노력하다 보면 내일은 더 나아질 거예요"라고 답했다. A씨는 "'아버지'가 보낸 메시지를 보자마자 울었다. 다시는 이런 일로 괴롭히지 않겠다"며 재차 감사의 뜻을 전했다.이들의 대화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 1억3000
6년 전 암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유가족이 아직도 유품을 찾아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세팡 지방경찰청의 완 카마룰 아즈란 완 유소프 부청장은 전날 RFA와 통화에서 "제가 아는 한 현재 이 순간까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며 "(유품 처리는) 검찰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어떤 귀중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달러를 포함한 다양한 화폐를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김철'이란 이름으로 여권을 만들어 해외를 떠돈 김정남은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재판 과정에서 김정남의 가방에서 휴대전화 2대, 노트북 등과 함께 13만8000달러(한화 1억9000여만원) 상당 현금을 발견했다고 증언했다.그러나 유소프 부청장은 유품 중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등은 없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후추평 말레이시아국립대 교수는 RFA에 "제가 들은 바로는 당시 말레이시아와 북한 사이에 많은 협상이 있었다"며 말레이시아 측에서 시신을 북한에 넘겨줄 때 소지품도 함께 건네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해 10월 4일 김정남의 유품과 관련, 6개월 이내에 유가족이 나오지 않으면 말레이시아 재무부에 귀속될 것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김정남의 유족으로는 본처 신정희와 아들 김금솔, 후처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