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 내용 담겼다"…파키스탄, 위키피디아 접근 차단
파키스탄 당국이 신성모독적 내용이 담겼다는 이유로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말라하트 오바이드 파키스탄 통신국(PTA) 대변인은 4일 위키피디아는 신성모독 관련 콘텐츠를 제거하라는 당국의 거듭된 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돈(DAWN) 등 현지 매체와 외신이 보도했다.

오바이드 대변인은 "위키피디아는 일부 관련 내용을 제거했지만, 모두를 삭제하지는 않았다"며 "모든 무례한 내용이 삭제될 때까지 위키피디아에 대한 접근은 막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당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삭제하라고 위키피디아에 요청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파키스탄 당국은 최근 위키피디아에 48시간의 시간을 주며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고 최후통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위키피디아 측은 "당국의 조치는 세계 5위 인구 대국이 최대 규모의 지식 저장소에 접근하는 것을 막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운동가들도 파키스탄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디지털인권 운동가인 우사마 킬지는 "위키피디아 접근 차단은 부적절하고 반헌법적이며 매우 어리석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 조치의 주목적은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신성모독은 이런 목적을 위한 무기로 자주 사용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2012∼2016년에도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독한 영상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유튜브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 바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무함마드나 이슬람 경전 쿠란을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행위를 신성모독으로 보고 엄격히 금한다.

특히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무함마드를 모독한 자에 대한 사형까지 허용한다.

파키스탄에서는 법원 판결과는 별개로 주민들이 신성모독을 이유로 직접 상대를 고문하고 즉결 처형하는 사건도 발생한다.

2021년 12월에는 파키스탄 무슬림 수백 명이 신성모독을 이유로 한 스리랑카인을 불태워 살해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