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국 영공에 들어온 중국 정찰풍선을 해상에서 격추했다. 중국은 "미국의 과잉 반응"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 국방부는 4일(현지시간) 오후 2시39분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 정찰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달 28일 풍선을 처음 포착한지 1주일만의 일이다.

미 국방부는 버스 3대 정도의 크기로 알려진 풍선의 잔해가 떨어지며 지상에 피해를 입힐 수 있어 바다에서 격추시켰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풍선이 격추된 직후 메릴랜드주 해거스타운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수요일(2월 1일)에 브리핑을 받을 때 국방부에 가능한 최대한 빨리 격추하라고 지시했다"며 "작전을 성공한 조종사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풍선의 잔해와 정찰용 장비 등 정찰풍선 내 정보 가치가 있는 모든 물체를 최대한 수거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다른 풍선이 최근 중남미에서 발견됐을뿐 아니라 이전에도 아시아와 유럽 등 5개 대륙에서 포착됐다면서 중국이 정찰용 풍선 선단(船團)을 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검증을 거쳐 이 비행선이 민간용이고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진입했으며 완전히 의외의 상황임을 이미 여러 차례 미국에 알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 풍선이 지상 인원에게 군사적·신변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