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공에서 발견된 중국의 정찰 풍선과 관련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우린 이것이 중국의 정찰 풍선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의 외교 사령탑 격인 왕이 정치국 위원은 "어떤 근거 없는 억측과 허위 선전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기자와의 문답 형태로 외교부 온라인 플랫폼에 올린 입장을 통해 "중국은 어떤 주권국가의 영토와 영공도 침범할 의도가 없고, 침범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일부 정객과 매체가 이번 일을 구실 삼아 중국을 공격하고 먹칠하는 데 대해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며 "양국 외교팀의 역할 중 하나는 양국 관계를 적절히 관리·통제하고, 특히 일부 뜻밖의 상황을 냉정하고 온당하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 연기 발표와 관련해서는 "사실 중국과 미국 어느 쪽도 무슨 방문에 대해 선포한 적이 없다"며 "미국이 발표한 관련 소식은 미국 자신의 일이며, 우리는 그것을 존중한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사진=AP, 연합뉴스앞서 중국은 미국이 '정찰 풍선'이라고 판단한 비행체에 대해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풍의 영향으로 자신의 통제 능력상 한계에 봉착, 예정된 항로를 크게 벗어났다. 중국 측은 비행정이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잘못 들어간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블링컨 장관은 한미외교장관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륙 위로 정찰 풍선을 비행시키기로 한 중국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이것이 중국의 정찰 풍선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며 "나는 미국 상공에 이 정찰 풍선이 존재하는 것이 미국의 주권과 국제법을 명확하게 침해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중국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위원은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책임지는 국가로, 일관되게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해왔다"고 반발했다. 이어 "의외의 상황에 대면해 양측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적시에 소통하고, 오판을 피하고 이견을 관리·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계 포함 이민자 출신 외교관 업무 영역 확대 전망 미 국무부가 아시아계 등에 대한 차별 논란이 제기된 연고지에 따른 보직 제한 규정을 철폐했다. 이에 따라 한국계를 비롯해 아시아계를 포함한 이민자 출신 미국 외교관들의 보직 영역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간) 내부 메모를 인용, 국무부가 이민자 출신 혹은 현지에 가족이 있는 외교관의 경우 외국 정보 기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적용된 보직 제한 규정을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같은 규정은 차별적이며 특히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이해를 저하시킨다고 비판해 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내부 이메일을 통해 "철저한 검토 끝에 국무부가 보안 인가를 조건으로 보직 제한 관행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재임 첫해 동안 이러한 제한의 절반 이상이 해제돼 수백명의 직원들이 새 임무를 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보직에 제한을 받고 있는 국무부 직원들은 보안 인가와 유사한 절차를 거쳐 보직 심사를 받게 된다. 블링컨 장관은 다만 모든 제한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외국에서 외교관을 자국민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경우 혹은 핵심 인적 정보 위협 직군의 경우 제한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계인 앤디 김(뉴욕) 의원을 비롯해 테드 리우(캘리포니아), 호아킨 카스트로(텍사스), 크리시 훌라한(펜실베이니아) 등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지난 2021년 업무제한 조치를 차별적이며 다양성을 저해하는 관행으로 비판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연합뉴스
잉글랜드 원정팬 2천500명 방문할 듯…나폴리 당국 '비상' 유럽 축구 강호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를 앞둔 이탈리아 남부 도시 나폴리에 한시적으로 금주령이 내려졌다. 가에타노 만프레디 나폴리 시장이 23일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축구 경기장뿐만 아니라 근처 주점 등 나폴리 일부 지역에서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다고 공영방송 라이(RAI)가 22일 보도했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는 23일 오후 8시 45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C조 예선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은 2021년 7월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결승에서 맞붙었다. 당시 이탈리아가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긴 바 있다. 설욕을 노리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잉글랜드에선 2천500명 정도의 대규모 원정 응원단이 나폴리를 찾을 예정이다. 영국인들은 축구장 난동꾼인 훌리건으로 악명 높다. 영국 축구 팬들은 경기가 열리기 전 거의 만취할 때까지 폭음한 뒤 경기장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나폴리에서 10년 만에 열리는 A매치가 훌리건들의 난동으로 얼룩지지 않도록 나폴리 당국이 대책으로 금주령을 내린 것이다. 나폴리 당국은 지난주 독일 프랑크푸르트 원정팬 600여명이 일으킨 난동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당시 나폴리 중심가에선 경찰차를 포함해 차량 여러 대가 불타고 상점 유리창이 깨졌다. 그때보다 훨씬 큰 규모의 축구 원정 팬들이 나폴리를 찾기로 함에 따라 나폴리 당국은 금주령을 내리고, 경찰력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