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대변인, 명확히 부인 않는 모호한 태도…'공동대응' 제안 주목 블링컨 美 국무장관 방중시 의제중 하나로 다뤄질수도
중국 외교부는 3일 중국이 띄운 것으로 보이는 '정찰 풍선'(Spy balloon)이 미국 영공을 비행했다는 미국 정부 발표 및 보도에 대해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쌍방이 함께 냉정하고 신중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관련 보도를 인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사실이 명확히 밝혀지기 전에 추측하고 사안을 선전하는 것은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안이 5∼6일로 일정이 잡힌 것으로 보도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에 영향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블링컨 장관의 방중과 관련해 발표할 수 있는 소식이 현재로선 없다"고 답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로서 일관되게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해 왔으며 주권국가의 영토와 영공도 침해할 의사가 없다"고 부연했다.
마오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원론적 대응으로 볼 수 있으나, '사실무근'이라는 식의 부인 반응을 보인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또 "미중 쌍방이 함께 냉정하고 신중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밝힌 데 이어 후속 질문에 "우리는 미국 측과 함께 공동으로 이 문제를 냉정하고 신중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답한 것은 최소한 이 사안이 미중 간 협의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보인다.
따라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 사안이 의제의 하나로 다뤄질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중국 정부의 반응이 이처럼 모호하게 나온 상황에서 이 사안을 다룬 일부 중국 매체도 중국 측 기구일 가능성이 낮다는 전문가 반응을 소개하는 식으로 비교적 조심스러운 보도 톤을 보였다.
미샹 테크놀로지 책임자로 재직 중인 우주과학기술 전문가 류밍 씨는 관영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기구가 중국 본토에서 미국으로 날아갔을 확률은 극히 작다"고 말했다.
류 씨는 "주로 성층권 고도에서 비행하는 이런 기구는 방향 통제가 어렵고 바람의 힘으로 비행하거나 공기를 뺌으로써 방향을 제어하는 경우가 많아 풍선의 수명 주기가 제한적"이라며 "중국 본토에서 출발해 미국 군사 요충지 상공으로 정밀하게 날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측이 지적한 기구가 미국 서해안에서 항행하는 각국 상선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주장하며, 상선들이 기상 관측을 하거나 미군 훈련기간 레이더 정보를 포착함으로써 자신들 안전을 지킬 목적으로 대기탐사 기구를 띄운다고 말했다.
또 베이징일보는 "미국이 또 한번 '중국위협'을 선전하고 있다"며 오히려 미국이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초음속 미사일에 대응하는 무기 체계를 개발하면서 기구에 대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는 미국 매체 보도를 전했다.
앞서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 본토 상공의 고고도 정찰기구(surveillance balloon)를 탐지해 추적 중"이라며 "미군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이를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 정찰기구가 중국 것임을 확신한다"며 "목적은 분명히 정찰이며, 항적은 몇몇 민감한 장소 위를 지나갔다"고 말했다.
'중대범죄자 기소율 낮다'는 미국 비판에 "거짓말쟁이들" 힐난 멕시코의 형사사법 행정과 인권운동가 등에 대한 대응 태도를 비판한 미국 정부 보고서에 대해 멕시코 대통령이 "그들은 거짓말쟁이들"이라고 비난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멕시코 오악사카주에서 연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날 공개된 미 국무부의 인권보고서에 대해 "남의 눈에 티끌만 보고 제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한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살인, 고문, 유괴, 공갈, 인신매매, 뇌물, 협박 등 죄질 나쁜 중대 범죄를 나열하며 '범죄자에 대한 멕시코의 불처벌과 낮은 기소율이 우려될 만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경 지역과 공항 등지에서 조직범죄자나 경찰관이 이민자와 망명 신청자에 대해 언어적 폭력을 가한다는 지적도 포함돼 있다. 미 국무부는 또 멕시코 내 언론인과 인권 운동가에 대한 인신공격 또는 물리적 폭력도 '걱정스러운 수준'이라며, "언론인과 활동가를 편향적으로 묘사하며 대놓고 불신하는" 대통령에게 그 원인이 있다고 직접적으로 적시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완벽한 정치적 함의가 있는 문서로, (작성자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세계 정부라고 믿으며 변화하지 않고 있다. 이게 그들의 본성"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그러면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언급하며 미국의 '내로남불' 주요 사례라고 주장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었던 첼시 매닝(개명 전 브래들리 매닝)이 2010년 빼낸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폭로했다.
'GDP 2%' 지출 계획 이행 부족…7월 정상회담서 9년만에 목표 상향 추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안보 위기 고조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 규모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나토의 '2022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 나토 방위비 지출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 2%'를 달성한 국가는 30개 회원국 가운데 7개국에 그쳤다. 국가별 GDP 대비 지출 비율을 보면 그리스(3.54%), 미국(3.46%)이 1, 2위로 가장 높았고, 리투아니아(2.47%), 폴란드(2.42%), 영국(2.12%), 에스토니아(2.12%), 라트비아(2.07%) 순이었다. 나토는 앞서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 사태를 계기로 2024년까지 방위비 지출 목표를 각국 GDP 대비 2%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일종의 '방위비 지출 가이드라인'을 정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실제 이행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작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위기가 증대된 만큼 각 회원국의 더 많은 국방분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나토의 판단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연례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그간 각국의 (방위비 확대) 진전 노력을 환영하지만, 우리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더 빠른 속도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에서 "더 야심 찬 새로운 국방투자 공약에 회원국들이 합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방위비 지출 목표 상향 계획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상원 연설에서 우크라 지원 당위성 역설 "옳은 일이기 때문"튀니지 난민 사태 방지 위해 IMF 구제금융 협상 '총력 지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으로 정부 지지율이 추락하더라도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오는 23∼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21일(현지시간) 상원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은 국가적 가치와 이익 측면에서 옳은 일이기 때문에 계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멜로니 총리의 이번 발언은 이탈리아 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2월 말에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민의 약 45%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반대했다. 찬성은 34%에 그쳤다.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I) 지지층에서도 47%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멜로니 총리는 상원 연설에서 정부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은 우리 문명의 기반이 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위해 싸우고 있다"며 "공격받는 국가를 돕기 위해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마리오 드라기 전 총리 재임 때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멜로니 총리는 프랑스 정부와 협력해 우크라이나에 방공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그러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