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실종사건으로 中서 청소년 정신건강관리 자성론
최근 실종된 지 106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중국의 고교 1학년생 후신위 군이 학업 등과 관련한 각종 스트레스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당국이 발표하면서 중국에서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 밀매 조직에 납치됐을 수 있다는 등 타살과 관련한 여러 루머들이 제기되며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이 사건이 결국 극단 선택으로 조사되면서 중국 사회는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정서적 압박을 돌이켜 보게 된 양상이다.

후군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경찰 관계자는 "만족스럽지 못한 학업 성적, 대인관계, 청소년기 충동에 따른 심적 압력 등으로 후군은 실종 전 심리적으로 균형을 잃었고, 수면 장애와 집중력 부족, 기억 장애 등 문제를 안고 괴로워했었다"고 전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40년 가까이 '한 자녀 정책(2016년 폐지)'이 시행되는 동안 외아들, 외동딸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한 중국 부모들의 교육열과 그에 따른 입시 경쟁은 한국 못지않게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주로 졸업 후 대학 진학으로 이어지는 일반계 고등학교와 취업으로 연결되는 실업계 고등학교의 비율을 '50 대 50'으로 맞추려는 정부 지침이 존재하는 데다, 일반계 고등학교가 평준화 시스템이 아닌 까닭에 중국에서는 사실상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대입 경쟁이 시작된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2021년 정부가 학교 교과목과 관련한 사교육을 엄격히 단속하면서 각 가정의 사교육 부담은 줄어들었지만, 입시 경쟁의 본질 자체는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3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청소년 집단의 정신 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어떻게 하면 후 군의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썼다.

같은 날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사건은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정신 건강 문제와 중국 청소년들의 학업 부담으로 인한 높은 자살률 문제를 소환했다"며 중국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극단적 선택의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높은 심적 압박은 점수를 가장 중시하면서 학생들의 정서적 욕구와 자율성의 성장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무시하는 단일 교육 평가제도와 관련이 있다"며 극단 선택을 예방하는 시스템 구축과 심리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하이 창정(長征) 병원 심리학과 판샤오 부교수는 중국신문망과의 인터뷰에서 "학교에 배치된 전문 심리교사가 학업 스트레스, 대인 갈등, 가족관계 문제 등과 관련한 부정적인 감정과 심리 문제를 다루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12월,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중점을 둔 공동 행동 계획을 시작했다.

각급 학교와 유형별로 심리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학생들에게 정신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