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의회서 원군 확보…상하원 의장에 지지후보 당선돼
지난달 3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운영을 입법으로 뒷받침할 의회 상하원에서 '원군'을 확보했다.

브라질 언론들은 2일(현지시간) 브라질 의회가 전날 향후 2년간 상하원을 각각 이끌 의장을 뽑았다며 하원의장에는 아르투르 리라 전 하원의장이, 상원의장에는 호드리구 파셰코 기존 상원의장이 각각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두 의장은 모두 룰라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로, 룰라 대통령은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세력이 여전히 상당수 포진하고 있는 의회에서 확실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특히 상원의장 선거는 룰라 대통령이 지지하는 파셰쿠 의원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정부의 장관 출신인 호제리우 마링유 의원이 맞붙으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룰라와 보우소나루 간의 '제 3 라운드 대결'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룰라 정부는 의회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달리 파셰쿠 의원의 당선을 위해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에 맞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측에선 지난주 미국에서 귀국한 부인 미셸리 보우소나루가 선거 하루 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마링유 의원 지지를 위한 자유당(PL)의 저녁 만찬을 공개했다.

또 미국에 체류하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만찬 때 영상통화를 통해 의원들에게 마링유 의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표 결과 파셰큐 의원이 49표를 얻어 32표를 얻은 마링유 의원을 누르고 상원의장에 당선됐다.

하원의장 선거에서는 아르투르 리라 전 하원의장이 예상대로 강력한 경쟁자 없이 464표를 얻으며 브라질 헌법 제정 이후 역사상 최고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하지만 하원의장 선거 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를 포함한 일부 하원 의원들은 상원의장 선거를 겨냥해 '파셰쿠 No, 룰라 No'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파셰쿠 상원의장 선출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브라질 신문 폴랴 지는 이번 상하원 의장 선거가 룰라 대통령에 우호적인 결과인 것은 사실이나, 최다 득표로 강력한 권력을 갖게 된 하원의장과의 관계가 오래 되지 않았고, 상원에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정책 집행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상·하원의장 선출을 마친 의회는 지난 10월 총선에서 선출된 상하원 의원들의 취임식과 함께 새 의회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