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명 거리로…12년 만에 최대
고물가에 실질임금 떨어져 불만
"파업 잦은 영국, 佛 닮아가" 우려
IMF "올 유일한 역성장국" 경고
유럽의 강대국 영국과 프랑스가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에서는 고공행진하는 물가에 맞춰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파업으로 이어졌다.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정년 연장 등을 담은 연금개혁을 밀어붙이자 전국적으로 총파업이 이뤄지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재정이 악화된 정부와 실질 임금을 보장받으려는 노동자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은 실질 임금 보장 요구
영국 산별 노조의 상급단체인 노동조합회의(TUC)는 1일(현지시간) “교사, 공무원, 기관사 등 최대 50만 명이 이날 동시에 총파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TUC에 따르면 약 100만 명이 참가한 2011년 파업 후 최대 규모다. 이날 총파업으로 영국의 학교는 휴교했고, 기차 등 대중교통은 멈춰 섰다. 영국 전국교육노조(NEU)에 따르면 이날 영국 공립학교의 85%가 수업하지 않았다. 간호사, 구급대원, 철도 노조 등이 추가 시위를 예고해 ‘불만의 겨울’ 시절처럼 또다시 영국에서 대규모 파업 기간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들은 생활비 위기를 호소하며 “연 10%가 넘는 물가 상승률에 맞춰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질임금을 보장해달라는 주장이다. 최근 발표된 영국인의 작년 9~11월 평균 급여는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해 2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률 때문에 같은 기간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보다 2.6% 감소했다. 영국 정부는 임금 인상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올해 영국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0.6%)하며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칼럼에서 “1970년대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3년이 지난 이제는 세계의 병자가 될 조짐”이라며 “영국병(복지 등 방만한 정부 지출에 의존하고 파업을 일삼는 현상)의 귀환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마거릿 대처 시대 이후 영국 노동시장은 유연해졌지만 최근 양상이 달라졌다”며 “영국도 2010년대 이후 대규모 파업이 당연한 듯 반복돼 온 프랑스를 닮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영국에서 파업으로 인한 근로 손실 일수(6개월 기준)는 162만8000일로, 1990년 이후 30여 년 만에 가장 많았다.
프랑스는 연금개혁 총파업
영국해협 건너 프랑스에서도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마크롱 정부가 들고나온 연금 개혁안을 향한 반발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는 더 일해야 한다”며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늘려 연금 수령 시작 시점을 늦추는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프랑스 노조는 “개혁안이 불공정하다”며 12년 만에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강경 좌파 노조인 노동총동맹을 중심으로 파업을 불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역에서 진행된 2차 반대 시위에는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중교통을 마비시켰다. 노동총동맹이 주장하는 시위대 규모는 280만 명이지만, 내무부 공식 추산으로도 127만 명에 달했다. 주요 8개 노조는 오는 7일과 11일 추가 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연금개혁을 밀어붙인다는 입장이다. 3선에 나설 수 없는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파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미그-29기의 생산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 달 우크라이나에 미그-29기를 지원할 예정인 폴란드는 해당 전투기의 생산지가 구동독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안보보좌관 야체크 시에비에라는 31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과 인터뷰에서 2주 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미그-29기 4대와 관련해 "이는 독일산 전투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폴란드는 2002년 독일로부터 미그-29기 전투기 23대를 구매했다. 이는 독일 연방군이 구동독군으로부터 인계받은 전투기다. 시에비에라 안보보좌관은 폴란드 공군은 이 중 12대 이상을 여전히 보유 중으로, 이들 미그-29기는 계속 폴란드군에 의해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독일산 무기 구매 계약서에 따라 폴란드가 구동독군의 미그-29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려 한다면, 독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시에비에라 안보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미그-29기의 생산지에 대해 함구했다. 그는 "작전상의 이유로 추가적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고 싶지 않다"고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는 미그-29기를 1989년 소련에서 12대 구매하고, 6년 후 체코에서 10대 구매한 바 있다.앞서 두다 대통령은 지난 16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과 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향후 수일 내 우크라이나에 미그-29기 4대를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이어 향후 수개월 내 미그-29기 6대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계획이다. 폴란드 언론은 이들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에 공급되면 한국과 미국 전투기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했다.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중국이 미국 주도 무역 체제에 동참하는 유럽연합(EU)의 최근 행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주EU 중국 대사가 한 유럽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동향을 강력히 규탄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럽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를 에둘러 경고했다.주EU 푸콩 중국 대사는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럽이 미국을 따라 중국과의 무역 제한에 나서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유럽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경고했다. 그는 "어느 누가 제정신이라면 중국처럼 번창하는 시장을 포기하겠느냐"며 "유럽연합(EU) 정치인들이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비즈니스 정서를 훼손한다면 결국 스스로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최근 미국 주도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에 동참한 네덜란드를 콕 집어 경고했다. 네덜란드는 최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뿐만 아니라 한 세대 전 모델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까지도 중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푸 대사는 "유럽 당국이 그들의 이해관계가 어디에 놓여있는지를 알고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저항하길 바란다"면서 "우리 중국으로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자국의 이익이 짓밟히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의 수출 제한 정도에 따라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이튿날인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미국에 맞서 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에너지 가격 덕분이다.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3월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6.9%(속보치) 상승했다고 3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작년 11월 이후 다섯 달 연속 둔화세가 유지됐다. 8.5%로 집계된 2월 소비자물가보다 상승폭이 1.6%포인트 축소됐다. 199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상승세가 가장 큰 폭으로 둔화했다.이는 지난해 러시아의 유럽향 천연가스 공급 중단 여파로 급등했던 에너지 물가가 약 1년 만에 안정을 되찾은 덕분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물가는 지난달엔 전년 2월보다 13.7% 오르는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1년 전보다 0.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반면 식료품·주류·담배 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15.4% 뛰었다. 전월(15.0%)보다도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2월보다 0.2%포인트 상승폭이 확대된 5.0%를 기록했다. 공업제품은 6.6% 올라 전월보다 상승폭이 0.2%포인트 축소됐다.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5.7%로 전달(5.6%)에 이어 또 유로화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의 근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는 만큼 향후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둘러싼 유럽중앙은행(ECB)의 고심도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ECB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작년 7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잇달아 단행해오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다.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