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원유 생산량을 지난해 10월 결정했던 수준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석유 시장에서 중국의 수요와 러시아의 공급 변화 추이를 지켜본 뒤 오는 4월 생산량 변경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OPEC+는 제47차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를 개최한 뒤 “지난해 10월 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원유 생산량을 올 연말까지 유지하자는 회원국 간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OPEC+는 지난해 10월 JMMC 회의에서 일일 원유 생산량을 올해 말까지 2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200만 배럴은 세계 생산량의 2% 수준이다. OPEC+는 4월 3일 JMMC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생산량 유지 결정은 당분간 산유국이 중국의 수요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지난해 말 배럴당 80달러를 소폭 웃돌았던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31일 78.87달러로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러시아가 산유량 변화에 유보적이라는 점도 생산량 유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EU는 러시아산 원유에 적용 중인 수입 금지 조치를 오는 5일부터 정유 제품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업계 전반에서 원유 가격이 올 하반기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지만 OPEC+는 여전히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