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1년 만에 후난성 위건위 서기 승진…누리꾼들 "솜방망이 처벌"

380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폭우 참사의 피해 규모를 축소·은폐한 것으로 드러나 강등됐던 중국 허난성 전 정저우 시장이 1년 만에 직위를 회복, 논란이 일고 있다.

380명 사망·실종 물난리로 강등된 중국 前정저우시장 직위 회복
1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허우훙 전 정저우 시장이 지난달 28일 허난 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에서 쑹정후이 후난성 부성장이 주재한 좌담회에 후난성 위생건강위원회 서기 신분으로 참석했다.

이는 그가 2021년 정저우 폭우 참사 피해 축소·은폐가 드러나 문책 당해 후난성 위생건강위원회 부서기로 한 직급 강등된 지 1년 만에 승진하며 본래 직위를 되찾은 것을 의미한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1967년생인 그는 후난성 카이펑 시장과 서기, 정저우시 부시장을 거쳐 2021년 1월 정저우 시장에 올랐다.

그가 정저우 시장으로 재직하던 2021년 7월 20일을 전후해 정저우 일대에 사흘간 617.1㎜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380명이 사망·실종했다.

단기간에 많은 비가 내린 것이 참사의 주된 원인이었지만, 제때 대피령이 내려지지 않는 등 당국의 미흡한 대응으로 지하철역과 지하 차도가 침수하면서 피해를 키워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많았다.

정저우시가 당시 사망·실종자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축소·은폐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해 7월 29일까지 97명이라고 발표했던 사망·실종자는 하루 만인 30일 322명으로 급증했고, 8월 1일에는 339명까지 늘었다.

같은 해 8월 리커창 총리가 현지 시찰에 나섰을 때 정저우시는 12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도 보고하지 않았다.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현지 조사에 나선 국무원 중앙 조사단은 그해 8월 20일 정저우 폭우 사망·실종자가 380명인 것으로 확인했다.

380명 사망·실종 물난리로 강등된 중국 前정저우시장 직위 회복
국무원 재해조사조(組)는 작년 1월 정저우 폭우 피해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정저우의 피해 보고 축소·은폐 사실을 적시했으며 공무원 89명을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문책하고,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하철 역 설계 책임자 등 기업인 8명을 사법처리했다.

이때 쉬리이 당시 정저우시 서기가 면직 처분됐고, 허우홍 당시 정저우 시장은 강등돼 후난성 위생건강위원회 부서기로 발령났다.

허우홍 전 시장의 직위 회복에 소셜미디어에는 "전례 없는 수재 참사 당시 행정 책임자였고, 피해 상황을 고의로 은폐·축소했는데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라거나 "어떤 배경이 있길래 승승장구하고 불사조처럼 살아날 수 있는 것이냐"는 등 반응을 보였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허우훙 관련 기사들이 대부분 인터넷에서 삭제됐으며 일부 남아 있는 기사에는 댓글을 달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