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모기업 LVMH가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 스포츠카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과정을 돕는다. 지리차가 상장 과정에서 LVMH가 세운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을 활용하기로 하면서다.

지리차 그룹은 31일(현지시간) "그룹의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의 전기차 자회사 로터스 테크놀러지가 스팩 '앨 캐터톤 아시아 애퀴지션(LCAA)'과의 합병을 통해 뉴욕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우회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장을 통해 평 가받은 로터스 테크놀로의 기업가치는 54억달러(약 6조6000억)다.

로터스는 영국의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다. 2017년 지리차가 말레이시아 프로톤로부터 로터스 지분 51%를 사들여 대주주이자 공동소유주가 됐다. 로터스 테크놀로지는 로터스의 전기차 자회사다.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조만간 전기 SUV를 양산할 예정이다. 중국은 당시 영국 브랜드를 쇄신하는 모델을 출시하고, 노후화된 생산 시설을 활성화하기 위해 약 30억 파운드를 투입했다.

지리차가 택한 스팩은 LVMH그룹의 사모펀드 '앨 캐터톤'이 만들었다. 앨 캐터톤은 LVMH와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일가가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캐터톤과 함께 2016년 설립해 현재 지분 40%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2억8800만달러에 달하는 앨 캐터톤 스팩의 자본이 로터스 테크놀로지 합병 과정에 쓰인다. 여기에다 지리차도 추가로 1억달러를 투입하고, 올해 말엔 비상장 주식 매각을 통해 외부 자금을 더 조달할 계획이다. 스팩 합병이 종료되면 지리차와 프로톤 등 기존 주주의 로터스 테크놀로지 지분율은 89.7%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