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225명에 경찰 27명 이상 숨져…국제사회도 애도
파키스탄 자폭테러 사망자 100명으로 늘어…"보안에 과실"(종합2보)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지난 30일(현지시간) 발생한 모스크(이슬람사원) 자살폭탄 테러 관련 사망자 수가 1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지오뉴스 등 현지 매체와 외신이 31일 보도했다.

페샤와르 최대 의료기관인 레이디 리딩 병원 측은 이날 오후 "지금까지 시신 100구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225명으로 파악됐으며 중상자가 많아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페샤와르의 경찰 단지 관내 모스크 안에서 신도들 앞줄에 있던 한 괴한이 폭탄을 터트렸다.

자폭 공격 당시 모스크에서는 300∼400명이 기도하던 중이었다.

애초 사망자 수는 1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희생자 수가 크게 늘었다.

중상을 입은 채 구조된 이들이 이후 숨을 거뒀고 무너진 건물 지붕 등 잔해에 깔려 숨진 이들이 계속 발견됐기 때문이다.

사망자 중 27명 이상은 경찰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페샤와르가 속한 카이버·파크툰크와주는 이날을 추모의 날로 선언하며 희생자를 애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히세인 브라힘 타하 이슬람협력기구(OIC) 사무총장 등 국제사회 주요 인사들도 테러를 규탄하며 유족에게 조의를 전했다.

모스크가 자리 잡은 곳은 경찰청 등이 있는 지역으로 페샤와르에서 치안이 가장 강력한 곳으로 꼽힌다.

경찰 대테러대응팀은 자폭범이 어떻게 엄격한 검문을 뚫고 모스크까지 침투했는지, 경찰 내부에 협력자는 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굴람 알리 카이버·파크툰크와주 주지사는 보안에 과실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간부인 카시프 아프타브 압바시도 보안 실수를 인정하면서 "직무에 태만한 이에게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자폭테러 사망자 100명으로 늘어…"보안에 과실"(종합2보)
야당 측은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의 캄란 방가시 주 사무총장은 "현 정부는 경제와 법질서 개선에 실패했다"며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조기 총선을 위해 사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파키스탄에서는 페샤와르가 있는 북서부와 남서부 등을 중심으로 파키스탄 탈레반(TTP), 발루치스탄해방군(BLA),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이 주도하는 테러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페샤와르에서는 작년 3월에도 IS가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폭 테러를 일으켜 60여명을 숨지게 했다.

다만, 이번 테러의 배후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 직후 TTP의 사령관인 사르바카프 모흐만드가 트위터를 통해 배후를 자처했지만, 몇 시간 후 모함마드 쿠라사니 TTP 대변인이 자신들은 이번 공격과 관계없다고 부인했다.

쿠라사니는 "모스크 등 종교 장소를 공격하는 것은 우리의 방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TTP는 지난해 11월 정부와 휴전을 중단한 후 테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연합으로 결성된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는 별개 조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