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오피스·운용자산 급증…골프클럽 멤버십 8억원까지 치솟아
제로코로나·공동번영 등 정책 피해 '세금 친화적' 국가로
고국서 환멸 느낀 중국 슈퍼리치, 싱가포르로 향한다
자국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조세 정책 등에 환멸을 느낀 중국의 슈퍼리치들이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슈퍼리치들이 자국 코로나19 정책에 실망한 2021년부터 싱가포르에 본격적으로 중국의 부(富)가 유입되기 시작했다.

중국의 부자들이 불안정한 중국과 홍콩 등을 벗어나 더 기업 친화적인 조세정책과 안정적 정치환경을 갖춘 싱가포르에서 거액의 자산을 보호해줄 피난처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도 불평등 완화를 목표로 하는 중국의 공동번영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하는 눈에 띄는 지표 중 하나로 슈퍼리치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를 들었다.

2021년 싱가포르 내 패밀리오피스 수는 전년 대비 300여 개 늘어난 700여 개에 달했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패밀리오피스 설립 전문 변호사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최소 2천만 달러(약 247억원)를 맡기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2021년만 해도 월 1차례 들어오는 수준이었다면 올해 1월에는 문의가 주 2차례 들어오고 있다.

싱가포르는 현지 기업이나 펀드, 또는 패밀리오피스에 250만 싱가포르달러(약 23억원) 이상을 투자한 사람들에게 영주권 신청 기회를 주고 있다.

싱가포르 내 각종 통계도 이러한 슈퍼리치의 유입을 실감케 하고 있다.

2021년 싱가포르 운용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16% 늘어난 5조4천억 싱가포르달러(약 5천조원)를 기록했는데, 그중 4분의 3 이상이 외국 자산이었다.

지난 한 해 영주권 취득자는 3만여 명, 취업·장기 비자 취득자는 9만7천 명에 육박했다.

그러면서 임대료는 작년 1~9월 전년 동기 대비 21% 올랐으며,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멤버십 금액은 88만 싱가포르달러(약 8억원)로 치솟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싱가포르의 금융서비스 및 스타트업 성장을 촉진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컨설팅업체 EY의 데즈먼드 테오는 이 같은 자금 유입이 "새로운 주주들에게 (싱가포르를) 매력적인 나라로 만들어줄 풍부한 생태계를 조성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