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향한 위협이 가져올 정치적 결과 고려해야"
'모든 옵션 고려' 블링컨 언급에 이란 "도발적 발언"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언급과 관련해 이란이 도발적 발언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란 외무부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은 도발적"이라면서 "이란에 대한 위협이 가지고 올 정치적 결과에 대해 미국 정부는 더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영토에 대한 어떤 공격이나 국익에 대한 침해를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사실은 미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동을 순방 중인 블링컨 장관은 지난 29일 알아라비야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군사 행동을 포함한 선택지에 관해 질문을 받고 "모든 것이 탁자 위에 있다"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외교적 경로를 더 선호한다면서도, 앞서 이란이 국제 핵 합의에 복귀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방과 이란이 2015년 타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일방적 탈퇴로 깨졌다가 지난해 복원 협상이 이어졌으나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고 교착에 빠졌다.

특히 이란 당국이 이른바 '히잡 미착용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서방이 일제히 제재에 나선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핵합의 동력이 사라진 상태다.

다만 이란은 핵합의 복원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며 서방과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은 30일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 싸니 카타르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카타르가 핵협상과 관련한 서방의 메시지를 가져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서명국인 이란의 핵 활동은 평화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