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의 레드라인이다. 미국은 이 레드라인을 넘으려 해서는 안 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 외교부가 이같이 경고했다.30일(현지시간)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고, 중·미 관계의 정치적 토대이며 극복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했다. 이어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는 양국 인민의 이익과 세계의 미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이 중국과 대결보다는 대화의 기조를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안한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의 3원칙에 따라 중·미관계를 발전시켜 왔지만 동시에 확고부동하게 주권,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같은 발언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블링컨 장관은 내달 5일 중국을 방문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마약대응 협력, 중국의 핵무기, 중국에 억류된 미국 시민 문제 등 양국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마오 대변인은 최근 일본과 네덜란드가 대(對)중 반도체 제재에 동참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관련 동향을 긴밀히 주시하고,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7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일본·네덜란드 당국자들과 논의한 끝에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등이 미국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참여한다.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30일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NATO 사무총장이 공개적으로 한국의 무기 수출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최종현학술원에서 연 특별 강연에서 “한국이 비살상용 군수 물자를 지원한 것은 감사하지만, 그 이상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방탄 헬멧, 방독면 등 군수 물자와 의료용품만 보내고 있다.강연에서 그는 “일부 NATO 동맹국도 교전 지역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뒤집은 바 있다”며 “다만 이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했다. NATO 동맹국 중에는 독일과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정책을 바꿨다. 독일은 교전지역 무기 수출을 금지해 왔지만, 최근 ‘레오파르트2’ 탱크 등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결정했다.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중국이 우리의 가치와 이해관계, 안보 등에 도전이 되고 있다”며 중국 경계심도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의 패배는 중국 리더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주지 않는 의미도 있다”며 “중국이 NATO의 상대는 아니지만, 우리 아젠다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NATO 사무총장 방한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신냉전’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대결 행각이자 전쟁의 전주곡”이라고 맹비난한 직후 나왔다.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도 접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그는 현재의 우크라이나 상황을 설명하고, “무력 침공이 용인된다는 그릇된 메시지가 국제사회에 각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NATO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을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가능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튀르키예가 스웨덴을 제외하고 핀란드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사진)은 이날 현지 방송에서 NATO 가입 승인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우리는 핀란드에 다른 반응을 줄 수도 있다”며 “스웨덴은 이 반응에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캐스팅 보드’를 쥔 튀르키예가 지난주 스웨덴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인근에서 이슬람 경전인 ‘쿠란’ 사본을 불태운 시위가 벌어진 데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튀르키예는 그동안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양국의 NATO 가입을 반대해왔다.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난해 5월 스웨덴·핀란드는 나란히 NATO 가입을 신청했으며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헝가리의 최종 동의만 남겨두고 있다. NATO 회원국 중 하나라도 반대하면 가입은 무산된다. 일각에선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는 5월 대선을 앞두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평가도 나온다.한편 NATO는 우크라이나의 긴급 가입 신청을 승인하지 않았으나 회원국이 개별적으로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이브럼스 31대), 독일(레오파르트2 14대) 등을 포함해 NATO 회원국은 모두 80대가 넘는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예정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투기 지원에 대해선 난색을 보였다.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