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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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경기침체 신호탄이다."

"아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줄고 있다. 연착륙의 증거다."

1월 30~2월 1일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선 경기침체인지 연착륙인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각기 다른 의미를 시사하는 고용지표를 두고 공방이 가열되는 중이다. 경기침체인지, 혹은 연착륙인지에 대한 판단의 갈림길에서 기준금리 상승 폭이 정해질 수 있어서다.

신규 일자리 증가세 둔화

30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추가된 신규 일자리는 22만3000개로 2년 만에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11월 26만 3000개에서도 줄어든 수치다. 1월엔 18만 5000개 수준으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평균 시급 상승률도 줄고 있다. 미국의 평균 시급 상승률은 11월 5.1%에서 12월 4.6%로 둔화했다. 1월엔 4.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도 12월에 전년 같은 달보다 5.0%, 전월보다 0.1% 올랐다. 15개월 만의 최소 상승 폭이다.

이같은 지표가 나오면서 시장에선 2월 FOMC에서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한국 또한 기준금리 인상 압력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실업자는 최저 수준

반면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3.5%로 11월 3.6%보다도 떨어졌다. 실업률이 사상 최저였던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전망치(20만5000명)보다 크게 낮은 18만6000명에 그쳤다. 미국 경제가 심각한 후퇴를 겪지 않고 연착륙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는 이유다.

Fed가 실업률과 실업수당 청구 건수에 주목한다면 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월가의 저명한 이코노미스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올해 중순까지는 4%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돼 금리를 0.5%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경기가 더 둔화하기 전에 지금 긴축 통화정책을 더 펼치는 것이 낫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