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PCE 전년보다 5% 올라
에너지값 안정…개인소비 위축
내달 금리인상 속도 더 늦출 듯
물가는 아직 Fed 목표치 2배
노동시장도 여전히 뜨거워
2월 이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다음달 1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뉴욕증시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지표로 확인되자 각국 중앙은행은 긴축 속도 조 절에 나섰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탄탄한데다 올 들어 뉴욕증시도 크게 올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기준금리를 연 6%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온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FOMC에서 다음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 기도 했다.
○PCE, 6개월 연속 둔화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찍고 둔화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같은 달보다 5.0%, 전월보다 0.1% 올랐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15개월 만의 최소 상승폭이다.
지난해 6월 7%를 기록하며 40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던 PCE 상승률은 최근 6개월간 꾸준히 둔화하는 추세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는 전년 동월보다 4.4%, 전월보다 0.3% 각각 올라 시장 추정치에 부합했다. 미국 물가 상승세가 꺾인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개인소비가 위축되는 등 Fed의 공격적인 긴축정책 효과도 있었다.
PCE 지표는 Fed가 가장 중요시하는 물가 지표로 꼽힌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PCE는 사람들이 삶에서 겪는 인플레이션을 더 잘 포착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오는 1일 FOMC 정례회의에서 Fed가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었다. Fed는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 후 작년 말엔 0.5%포인 트로 인상폭을 줄였다. 올해 첫 FOMC에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는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98.4%로 보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장은 파월 의장이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금리정책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성명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문구를 많이 바 꿨다가는 ‘마지막 금리 인상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와 주가가 폭등하고 금리가 하락하는 등 금융여건이 완화할 수 있다. 이는 Fed가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금융여건 완화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금리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지거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근원 물가상승률이 Fed 목표치인 2%의 두 배를 훌쩍 넘는데다 노동시장 과열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블룸버그 칼럼을 통해 ‘Fed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중순까지는 4%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종금리까지 더 빨리 올려야 경제 전망과 금융시장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FOMC 정례회의 바로 다음날인 2월 2일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도 기준금리를 결정, 발표한다. ECB와 BOE는 기준금리를 각각 0.5% 포인트 올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 국 증권사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변곡점에 있다. 결정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11월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단호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양적긴축(QT)을 묻는 질문에 "오토파일럿"이라고 답했습니다. QT는 자동으로 계속된다는 얘기였습니다.2015년 12월부터 기준금리를 9회나 금리를 올리던 때의 일이었습니다. 시장은 20%나 빠지며 곤두박질쳤습니다.그러더니 두달 뒤 미국경제학회(AEA)에서 피벗(정책전환)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7월 금리를 내리고 QT도 중단했습니다. 이런 일이 2023년에도 반복될 수 있을까요. 묘하게 현재도 2018년처럼 금리 인상에 QT가 병행되고 있습니다. 만약 시장 예상처럼 기준금리 인상이 올 3월로 끝난다면 금리인상 횟수도 9회로 똑같습니다. 4년 전의 일이 재현된다면 Fed는 4월 이후 피벗을 암시한 뒤 연내 금리를 내리게 됩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피벗 역사의 반복 여부를 중심으로 이번 주 주요 일정과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물가연동국채는 '피벗' 확신'역사는 돌고 돈다'는 순환사관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가 기대 인플레이션입니다. 특히 단기 기대인플레입니다. 1년 후의 인플레 수치를 예상하는 1년 인플레는 계속 하락 추세입니다. 뉴욕 연방은행이 조사하는 수치나 미시간대가 발표하는 수치 모두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들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얘기입니다.반면에 BEI(Break-Even Inflation)로 불리는 기대인플레이션은 다릅니다. 시장에서 결정되는 국채 수익률과 물가연동국채(TIPS)의 격차를 통해 산출해 좀더 엄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명목 금리(수익률)에서 실질 금리를 빼면 물가상승률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미래 동일한 시점에 만기가 끝나는 국채 금리에서 물가연동국채 금리를 빼면 미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BEI)이 산출됩니다. 한국에선 TIPS의 역사가 짧아 BEI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역사가 오래된 미국은 다릅니다. BEI가 향후 인플레 예상치를 보는데 요긴하게 쓰입니다. BEI가 떨어지면서 2%가 됐습니다. 내년 1월 만기인 미국채와 TIPS의 금리 격차가 2%로 떨어진 것입니다. 1년 후에 물가가 2%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는 얘기입니다. BEI로 보면 Fed의 물가 목표치는 내년 초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Fed가 올해 중 피벗을 할 조건이 충족된다는 얘기입니다. '장미전쟁' 중인 시장시장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해도 경기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을 얘기했습니다. 그러더니 새해 들어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때아닌 '장미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인플레 정국에서 '닥터 둠'을 자처하던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도 장기 침체론을 접었습니다. 최강 매파임을 자부하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연착륙 쪽으로 선회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나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비관론을 털어냈습니다. 이들이 생각을 바꾼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변화입니다. 다음달께 집단면역을 달성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국 성장률은 5%대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복귀가 인플레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혹자는 유가와 곡물가를 중심으로 인플레 압력을 키울 요인으로 봅니다. Fed도 인플레 압력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공급망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져 국제 유가에 미칠 파장도 이전보다 작아졌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어찌됐든 중국이 전 세계의 경기를 빠르게 회복시킬 요인이라는 점엔 이견이 없습니다. 유럽도 따뜻한 겨울을 계기로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얻고 있습니다. 파월 불변의 법칙?세상 모두가 바뀌어도 파월 의장은 요지부동입니다. 불안한 리스크들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해서입니다. 섣불리 피벗을 했다간 인플레를 키운 '대역죄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론 제2의 아서 번즈가 되기 싫다는 겁니다. 1970년부터 1978년까지 Fed 의장을 역임한 번즈는 최악의 의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 순간의 실수 또는 방심 때문입니다. 번즈도 1970년대에 물가가 치솟자 기준금리를 연 13%까지 올렸습니다. 그런데 헤드라인 물가가 떨어지자 금리를 내렸습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떨어지기 전 선제적으로 피벗을 한 것입니다. 결국 인플레는 재발했고 후임 의장인 폴 볼커는 금리를 20%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인플레가 확실히 잡힐 때까지 10% 이상의 고금리를 유지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8월 잭슨홀 회의에서 "인플레를 잡지 못할 때 고통이 훨씬 크다는 걸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2의 아서 번즈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긴축에 늦게 착수한 만큼 금리인상은 선제적으로 했지만 금리인하는 후행적으로 할 태세입니다. 이번에도 파월 의장의 생각은 변치 않았을까요. 다음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알 수 있습니다. 25bp 인상은 기정사실이고 3월 이후 금리인상 경로가 어떻게 될 지 가늠해보는 게 핵심입니다.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는 주장이 조금은 허물어졌는 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착륙에 대한 희망이 커졌는 지도 관심사입니다. 3대 관전포인트에 대한 모든 대답과 힌트는 파월 의장의 입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시장에선 '비둘기파적 성명서와 매파적 간담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25bp 인상 등을 결정한 성명서는 온건한 편이겠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은 매서울 것이란 얘기입니다. '매파적인 입'과 '비둘기파적인 손'의 적절한 조화로 끝나면 시장은 안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 '정인설의 워싱턴나우'는 매주 월요일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인 '한경 글로벌마켓'에서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기사로 찾아뵙고 있습니다.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미국 중앙은행(Fed)이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훨씬 더 주목한다고 강조해온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이 12월에도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선 Fed가 2월 1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2월 PCE, 5.0% 상승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5.0%, 전월보다 0.1% 각각 올랐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11월(5.5%)보다 오름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15개월 만에 최소폭 상승을 기록했다.지난해 6월 7%에 육박하며 40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던 PCE 가격지수는 최근 6개월간 꾸준히 둔화하는 추세다.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4%, 전월보다 0.3% 각각 올라 블룸버그통신 등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와 일치했다.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 지표로 간주하는 근원 PCE 가격지수 역시 14개월 만에 가장 작은 폭의 상승이다.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최근 둔화세를 보이는 것은 작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폭등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된 데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상무부에 따르면 12월 개인 소비지출은 전월보다 0.3% 감소했고, 특히 상품 소비지출은 0.9% 급감했다. 2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 밟나PCE는 CPI보다 광범위한 물가 지표다. 두 지표 모두 소비자의 생활비 변화를 나타내는데 PCE는 CPI에 없는 '소비자를 위해 지출되는' 항목까지 포함된다. 고용주가 노동자를 위해 지출하는 건강보험료가 대표적인 예다. 소비자 입장에선 CPI가 장바구니 물가를 잘 표현한다고 느낄 수 있지만, Fed는 거시적인 분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PCE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해 "PCE에 좀 더 주목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PCE 상승률도 둔화세를 보이면서 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더 늦출 것이 확실시된다.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 후 작년 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연준은 올해 첫 FOMC 정례회의에서 통상적인 인상폭인 0.25%포인트로 돌아갈 전망이다.아울러 언제 금리인상을 중단할지에 관한 연준 내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통화긴축이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도 연준에 부담을 주고 있다.그러나 여전히 근원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고 노동시장 과열도 아직 식지 않고 있어 2월 이후에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세계 투자 자금이 신흥국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한풀 꺾이면서 각국의 긴축 종료 가능성이 커진 데다 중국이 방역을 완화하면서 신흥국 경제 회복 기대가 확산해서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국 21개국 주식과 채권 시장에 이번주 하루 평균 11억달러(약 1조3500억원)가 순유입됐다고 국제금융협회(IIF) 집계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년 말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이 제한적으로 풀린 직후를 제외하고 20여 년 만에 최대다. 자한기르 아지즈 JP모간체이스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며 “신흥국에 더 투자하려는 수요도 많다”고 했다.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신흥국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IIF에 따르면 신흥국에 순유입된 하루 평균 자금 11억달러 가운데 8억달러가 중국으로 향했다. 이 훈풍이 다른 신흥국에도 미쳤다는 해석이다. JP모간은 올해 신흥국들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선진국보다 1.8%포인트 더 높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MSCI신흥시장지수는 작년 10월 말 저점보다 약 25% 상승했다.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긴축 속도를 늦추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신흥국 경제에는 호재로 꼽힌다. 전날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먼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내부에서도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기조를 중단하고 이날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줄였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가 2.9%로 시장 추정치를 웃돌면서 경기 침체 우려도 작아졌다.일각에서는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