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 이어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올해부터 성장세가 본격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 중앙은행(Fed)이 지난해 단행한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올해 본격적으로 실물 경제를 조여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상무부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가 전년 동기 대비 2.9%(연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미국은 경제성장률을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등 3단계로 나눠 발표한다.

4분기 GDP 성장률은 다우존스(2.8%)와 로이터(2.6%) 추정치를 모두 소폭 웃돌았다.

미 GDP는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 후 3분기에 3.2% 오르며 플러스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하반기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지난해 연간 GDP는 전년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이 기간 2.1% 늘어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미국의 대형 유통기업들이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연말 할인행사를 10월로 앞당기면서 소비가 분기 초반 강세를 띈 영향이다.

인플레이션도 완화됐다. 미 중앙은행(Fed)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4분기에 3.2% 올랐다. 2분기(7.3%), 3분기(4.3%)보다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올해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경기침체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년 새 급등한 기준금리에 소비가 점차 위축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4분기 GDP가 플러스 성장에 성공했지만 12월 수치는 악화했다. CNBC는 미 12월 신규 주택 건축 허가가 30% 감소했고, 12월 소매판매도 1.1% 줄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최근 두 달간 소매 판매가 급감했고, 제조업도 주택시장에 이어 침체기에 들어서는 등 기업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샘 불라드 웰스파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만큼 강한 성장세를 보여주는 분기가 당분간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