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선 모디 비판 BBC 다큐 검열에 협조 논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에도 트위터에서 법적으로 심각한 개인정보보호 위반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 내부고발자가 최근 미 의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익명의 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내부고발자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2주 전인 지난해 10월 약 4천 명의 직원이 이용자 트윗을 삭제하는 등 이용자 계정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내부 기능인 '갓모드'(GodMode)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고 폭로했다.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 의회 의원 등이 공유한 고발 내용에 따르면 트위터는 직원들이 '갓모드'를 이용 또는 남용한 내역을 기록하는 기능이 없었다.

그는 당시 트위터 경영진이 이미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개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내부고발자는 이달 들어 의회의 한 위원회에 참석해 이 같은 위반행위가 머스크 인수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내부고발자의 폭로 이후 그와 사이버보안·개인정보보호 담당 임원들이 회사를 그만뒀다고 전했다.

트위터는 이에 대한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FTC 대변인도 코멘트를 거부했으나 앞서 '깊은 우려'를 가지고 트위터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으며 규정 준수를 요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니스 샤코스키(민주·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이날 내부고발자 폭로와 관련해 트위터 이용자들의 정보에 대한 우려를 표시면서 "의회와 감독기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TC도 머스크의 인수 이후 트위터의 개인정보보안 관행 등에 대해 진행 중인 조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트위터는 그동안 인도에서 종교적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 발언을 트윗했다는 이유 등으로 활동을 중단시켰던 힌두 민족주의자들의 계정을 최근 복원시켰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이 조치로 트위터에 무슬림을 비방하는 것을 포함해 분열을 조장하는 종교 관련 트윗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는 무슬림 성직자가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쌀에 침을 뱉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이 첨부된 트윗 등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또 힌두 극단주의자들의 무슬림 학살 사건과 관련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책임론을 다룬 영국 BBC방송 다큐멘터리에 대한 인도 정부의 검열에 트위터가 협조해 관련 트윗을 내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데릭 오브라이언 인도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자신이 BBC 다큐멘터리를 공유한 트윗을 트위터가 내렸다며 캡처 화면과 트위터 측의 관련 통보 이메일 등을 올렸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처음 들어본다"며 "내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도 여전히 운영하는 가운데 트위터의 모든 면을 하룻밤 사이에 다 손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BBC는 최근 공개한 '인도:모디 문제'라는 다큐멘터리에서 2002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발생한 무슬림 학살과 관련해 당시 주 정부를 이끌던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모디 총리가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칸찬 굽타 인도 정부 고문은 지난 21일 트위터에서 이 다큐멘터리를 '적대적 선전물이자 반인도 쓰레기'라고 지칭하며 정부가 유튜브와 트위터에 해당 영상과 링크의 차단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인도 내 트위터 이용자는 4천100만 명으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3번째로 많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 신봉자'를 자처하면서 트위터가 트윗을 삭제하거나 이용자의 활동을 중단시키는 데 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과거 혐오 표현이나 폭력 또는 트위터 정책 위반 행위 등으로 활동이 중단된 이용자들의 계정을 복원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위터 내부고발자 "머스크 인수 후에도 개인정보위반 지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