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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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가 이례적인 한파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 말고도 일본, 중국의 수은주가 약 1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에 있어야 할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왔다는 분석이다.

먼저 우리나라 기상청은 지난 24일 한파 특보를 발령하고 시민들에게 수도관 등 동파 위험을 알렸다. 서울은 영하 16도, 북한 접경지역인 철원은 영하 25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서울은 25일 오전 5시에도 영하 16.8도를 기록했다.

제주도에서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 강풍이 몰아치면서 항공편이 결항돼 관광객 약 4만명의 발이 묶였다.

북한에서는 북부 내륙지방의 기온이 영하 30도 안팎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북한 기상청은 25일까지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고 지난 21일 예고했다. 조선중앙TV에서 북한 기상청 관계자는 백두산 지역은 기온이 마이너스 41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고하고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최악의 추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관영 언론들에 따르면 최북단 지역인 모허시에서 지난 22일 기온이 영하 53도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다. 이 지역 기온은 사흘 연속으로 영하 50도를 밑돌았다.



일본은 폭설을 앞두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호쿠리쿠 북부 지역에 최대 90cm의 눈이 내릴 수 있다. 도쿄 북서쪽 간토코신 지역과 일본 중부의 긴키 및 주고쿠 지역에서 70cm, 북동부 도호쿠 지역에서는 60cm에 이를 전망이다.

폭설로 오는 26일까지 차량 통행도 제한될 수 있다. 일본 국토교통부는 “올 겨울 최악의 추위가 올 것”이라며 “꼭 필요하지 않으면 외출은 삼가라”고 발표했다. 닛케이는 일본이 오는 26일까지 전국적으로 10년 만의 최저 기온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동북아를 덮친 한파는 시베리아에서 왔다. 시베리아 상공에 갇혀있던 찬 공기가 중국과 한반도, 일본까지 밀려온 것이다. 북극에 있는 찬 공기는 중위도 사이에 부는 편서풍인 제트기류가 막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이 제트기류가 약해졌고, 한기가 넘쳐 흘러 한반도까지 내려왔다는 분석이다.

다만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일부 연구가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아시아와 유라시아의 겨울이 추워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연구 단계이고 일기 예보의 기초로는 사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